언택트 시대에 커넥트를 이야기하다. <1>
-숀 멘데즈 라이브 인 콘서트
연극의 3요소-배우, 관객, 희곡
여러분은 연극의 3요소에 관객이 들어간다는 사실에 한 번이라도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어렸을 때 연극의 3요소는 배우, 희곡 그리고 무대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객이 한 둘인 영화나 공연(취향이 독특한지라)을 많이 봤기 때문에 내 기준으로 “관객이 없어도 공연은 계속된다.”였다. 관객은 그다지 필요한 존재가 아닌 듯했다는 말이다.
최근 관객이 없는 공연이 늘어가는 것을 보고 나는 나의 선구안에 감탄했다. 실제로 공연을 하는 사람과 무대만 있는 공연이 일상이 된 시대가 온 것이다.
올 한 해 코로나의 영향으로 세계 유수의 문화예술단체에서 너무도 훌륭한 공연 영상을 무료로 제공했다. 실제 공연장을 갔으면 최소 10만 원 이상 깨지는 공연을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공연 덕후로서는 굉장히 흥분되는 사실이었다. 공연 영상의 장점은 관객석에서 볼 수 없는 공연 위의 상황을 세세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까운 곳에 좌석을 사더라도 카메라로 찍는 만큼은 가까이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내가 놓친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두 번 이상씩 본 뮤지컬과 발레, 그리고 연극 공연 영상을 찾아보면서 공연 덕후는 언택트 사회를 대비했다. 그러나 웬걸... 재미가 없다. 다음 장면이 뭔지 알고 뮤지컬 넘버를 줄줄 읊을 정도로 좋아하는 공연인데 다 보지도 못하고 영상을 꺼버리는 경우가 다수였다.
숀 멘데즈의 영상은 공연 영상이란 영상을 다 재미없다고 생각할 때쯤 우연히 찾게 된 영상이다. 넷플릭스에 콘서트라고 검색했더니 달랑 영상이 4개 검색되었는데 그중 첫 번째 영상이 숀 멘데즈의 콘서트 실황 영상이었다. 참고로 나는 숀 멘데즈라는 사람을 모른다.
1시간 30분 동안 수많은 트랙이 나오는데 내가 들어본 곡이라고는 한 곡정도(이것도 불확실)가 전부고 내 취향의 음악도 아닌 게 확실했다. 그런데 나는 이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숨도 쉬지 않고 다 봤다.
좋아하는 공연 영상은 30분도 못 보고 꺼버렸던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가수의 1시간 30분짜리 콘서트 실황을 앉은자리에서 눈도 안 깜박거리고 보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나는 이제 그 이유를 안다.
콘서트에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가수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이 공연을 빛내주시는 건 여러분이에요!”
“제가 이 자리에서 노래할 수 있는 건 모두 여러분 덕분이에요!!”
숀 멘데즈라는 가수도 공연 첫 부분에 비슷한 말을 한다.
“공연이 멋진 이유를 제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요. 그러다 저의 공연에서 가장 놀라운 점을 찾아내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세요. 바로 여러분입니다.”
그랬다. 공연장의 꽃은 정말로 진심으로 관객이다.
사람들의 함성소리,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 공연장의 열기 그 모든 것이 공연을 완성한다. 숀 멘데즈라는 가수도 충분히 멋있는 아티스트지만 나는 진심으로 그의 팬들에게 반했다.
오랜만에 듣는 함성 소리가 사무치게 아름답다. 전 세계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인정한 한국 관객의 떼창이 들리는 것 같고 음악을 즐기겠다는 마음 하나로 모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에너지가 그리웠다.
이제는 내가 어떤 공연 영상을 봐야 할지 알게 되었다. 관객들의 함성이 들리는 공연, 사람들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공연 영상을 찾아봐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관객들의 에너지를 고화질의 영상에 담아준 넷플릭스에게 감사를.
ps. 넷플릭스여 이왕 만드는 거 공연 실황 영상을 많이 좀 올려달라. 라이브 실황 영상이 이렇게 희귀해서야.
* 모든 이미지 구글에서.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