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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버바비 Apr 07. 2019

소매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가져야 할 관점

비버바비의 휴머네이션

지난주 만난 친구가 푸드트럭을 컨설팅해주는 TV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출연자들이 너무 모른다고 하길래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최근에는 영세상인도 비즈니스 관련 교육을 받는 사람들도 생겼지만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연금처럼 월급처럼 매달 일정액이 입금되는 아이템을 찾아 개업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농담으로 ‘40까지 소처럼 일하다 때려치우고 치킨집 차리련다.’ ‘셔터맨이나 하고 여행 다니련다’라는 말이 있었듯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소매업이나 요식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만연하고 개업 전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입지조건 검토와 수요분석도 하지 않은 체 임대차계약을 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여튼 사전분석을 잘해서 경쟁업체도 거의 없고 수요도 많은 곳에 점포를 열었다고 가정하자. 여기까지는 전쟁에 이기기 위한 포석을 둔 것이고 진짜 전쟁은 개업식부터다.


무대와 배우들의 가치를 극대화시킨 오페라 ‘카탸 카바노바’ (프라하, 2010)

점포는 무대이고 제품과 서비스는 그 무대에 올라와 있는 배우들이며 매장에 들어온 소비자는 무대를 배회하는 관객이다. 만약 독자분이 점주이거나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이라면 당신은 이 무대의 전체 디자이너이며 연출가다. 티켓을 한 장도 못 팔면 시작도 못 해보고 망한다. 관객을 유치하고 배우들을 돋보이게 하여 관객들을 배우들의 팬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 상점의 물리적 경계선은 건축한계선이다. 하지만 사람이 인지하는 경계선은 건축한계선을 뛰어넘는다. 건축조례를 지키며 점포 외관을 멀리서도 단연 돋보이게 하고 길 가는 사람을 소리와 냄새로 유혹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예비소비자들은 건축한계선 밖에 있지만, 당신의 영역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무대에는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독자분들 중, 관객을 무대에 참여하게 하는 연극을 보신 분이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무대에 올라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방문목적이 있는 소비자를 제외한 대부분 소비자는 방금 이야기한 관객과 똑같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관객이 무대에 자발적으로 올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상점의 브랜드와 무대 위 배우를 최대한 어필하고 호기심을 자아내고 심리적 보상을 제공하여 예비소비자들이 무대로 올라오게 만들어야 한다. 그들이 무대에 올라오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참고로 요즘 잘나가는 대중가요를 틀어놓는 것은 당신의 영역을 어필하고 시선을 끌 수는 있지만, 당신의 상점을 어필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옆집에서도 그 옆집에서도 같은 곡이 나오고 있으며 그 노래는 당신의 점포를 대표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연과 조연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연출 - 뮤지컬‘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브로드웨이, 2012년)

무대에는 주연과 조연이 있는 것처럼 상점도 마찬가지다. 점주는 주인공을 찾기 위해 고객의 행태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고민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고객과 당신이 생각하는 주인공은 불일치할 가망성이 크기 때문이다. 매출데이터도 답을 말해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동일한 조건에서 매출을 더 만들 수 있는 실제 주인공이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가 당신 서점에서는 주인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고 조연을 버려서는 안 된다. 버려진 조연의 가장 좋은 예는 편의점 계산대 가장 아래 칸에 비치된 상품이다. 그 칸으로는 시선이 가지 않을뿐더러 상품을 쪼그리고 앉아 집기보다 유사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칸의 제품은 점주와 소비자가 생각하는 주인공이 아닐 가능성이 크지만, 가판 한편만 축내고 있게 놔둬서는 안 된다. 이 가판의 하단부는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가판 자체를 다르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과거의 아베크롬비 매장 내부 사진

음식점에서는 음식이 주인공이고 의류매장에서는 의류가 주인공이고 미용실에서는 고객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브랜드에 따라 업종에 따라 제품이 주인공이 아니기도 한다. 하여튼 공연과 마찬가지로 상업시설도 조연에게 미안하지만, 주연이 돋보여야 한다. 그렇다고 조연이 슬퍼할 필요는 없다. 연출자인 당신이 임현식과 같은 씬스틸러로 만들어주면 되기 때문이다. 배우 오달수는 작은 배역은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고 했다. 당신의 매장의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모두 사장님 하기 나름이다. 모든 사장님이 자신의 가게를 멋지게 연출하여 대성하길 기원한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 많이 퍼지는 방식처럼 컨셉을 정해 이쁘게 꾸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각 업종, 환경, 브랜드, 주변지역에 따라 맞춤형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기에 사업이 잘되는 방법을 공식처럼 전달하는 사람들의 감언이설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두었으면 한다.


이 글은 나는1인기업가다 메거진 2018년 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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