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재미

회사 이야기

by 아론

쉬는 날에는, 역설적이게도 회사 생각이 종종 난다.

책을 보다, 샤워를 하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장에 옮겨놓는다.

실행으로 옮길지는 내일의 나에게 달려있지만,


아스라이 묻힌 회사생활 초반의 나에게 선배는 '소소한 재미'를 찾으라고 했다.

그 말은 길거리 엿장수로부터 산 딱딱한 호박엿처럼 천천히 녹여 먹어야 하는 말이었다.

돌이켜보면 엄청난 쾌감과 즐거움은 극히 드물었지만, 작은 재미들이 지금을 있게 했다.


'언제쯤 안정기에 들까요?'라는 나의 말을 곱씹던 선배는 듣기 좋은 말을 하지 않았다.

'글쎄, 난 아직도 늘 긴장하는데?'라는 말은 오히려 나를 다잡는 말이었다.

때때로, 독한 약이 나에게 잘 듣는다.


후배들을 관리하는 입장이 된 지금, 나의 화법을 여러 번 점검한다.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건 쉽지만, 들을 수 있는 말을 하는 건 어렵다.

세상엔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들어주는 사람은 극히 드물더라.


10년에 가까운 회사생활을 통해 알게 된 건,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이다.

선배들보다 후배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순수함을 잃어가는 나에게, 그들은 큰 원동력이 되어준다.


무엇을 남기고 가야 할지를 생각하는 시점이다.

역사적인 인물이 되기보다, 잔잔하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의 어느 지점에서 '아, 난 저 사람과 함께해서 좋았다.'라고 살며시 웃음 짓게 남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그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