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사랑한다.
내 사업부가 최고가 아니라면 최고가 되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 마음이 2022년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후배들도 챙기고, 자료도 만들고 아웃풋도 출중하게 냈다.
대외활동과 공모전, 자격증까지 빈틈없이 챙겼다.
하지만 나에게 온 건 평고과였다.
고졸로 입사하여 대졸사원과 동급으로 승격하던 해였다.
7년 차의 내가 대졸 신입 2년 차에게 밀릴 수가 있을까.
승격하고 첫 해에는 인사팀에서 배려를 해준다.
같은 직급끼리 비교하기에, 이해할 수 없었다.
7년 차의 내가 대졸 신입 2년 차에게 밀릴 수가 있을까.
캄캄한 하늘 속에도 보이지 않는 별들을 보려 했다.
회사의 인재개발원장이 되려 했고, 필요한 사람에게 기회를 나누려 했다.
수많은 반대 속에 옳은 결정을 내리고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버렸다.
짧은 휴식을 위해 제주도를 다녀온 날, 전화가 울렸다.
안타깝게 되었다는 말, 이런 식의 통보는 이상했다.
설마 아니겠거니 했다.
때를 놓치면 다음 상위 평가를 받는 건 한참 뒤였다.
수소문을 통해 내 부서장이 낮은 평가를 주었음을 알았다.
순번대로 올라가는 부당함에 치가 떨렸다.
이럴 거면 왜 열심히 해야 하는 걸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밀려나는 세상이 당연한 걸까?
밤잠을 설치는 날로 가득했다.
나의 잘못을 살폈다.
헛수고였다.
빨리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이럴 시간이 없는데
질질 끌게 되는 현실이 너무 싫었다.
뒤늦게 이의신청 제도를 알았지만 기간도 지나버렸다.
무능한 부서장이다.
부서관리평가를 삼성전자의 최하위로 받은 상사이다.
누구도 그 뒤를 맡고 싶어 하지 않기에 장기집권함을 알았다.
가스라이팅과 감정적인 언행에, 아이들을 감쌌다.
일이 잘못되는 것에 책임을 지지 않는 무능한 부서장이다.
더는 수식할 단어가 아까울 정도로, 무능한 부서장이다.
나의 고과를 뺏어간 이들의 웃음이 싫었다.
추하고 악한, 추악한 나의 부서장은 지금도 싫다.
그럼에도 부서원들의 잘못이 아니기에 티를 내지 않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는데, 상류가 썩었다.
연차만 가득한 무능한 사람들이 가득해지고 있다.
자신들의 능력을 키울 생각을 하는 이가 없다.
관행을 바꾸고 싶었다.
그러려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올라가야만 했다.
이어지는 선발 및 평가에서도 번번이 누락되었다.
목표를 바꿔야 했다.
지금은, 대학교수가 되어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
내가 가진 모든 지식과 삶을 나누어 주기 위해 배운다.
만나게 되는 썩은 관행을 부술 것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해도 그럴 것이다.
옳은 판단을 함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까지 그래왔는데 왜 그러냐는 말을 망치로 부수고 싶다.
다 산산조각을 내어 그런 말을 하지 못하게 하고 싶다.
후대까지 악행을 이어가는 것만큼 쓸모없는 삶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