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다양한 약속들로 지인들을 만난다.
떠날 때의 발걸음은 한없이 가볍고
돌아올 때의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다.
술에 취해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이들과
연인을 찾아 기웃거리는 이들의 흔들리는 눈빛.
그 속에서 나는 어디 즈음에 있는가를 생각한다.
외로움과 우울감은 혼자 있을 때만 나타나지 않는다.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속 여백은 아름답지만
내가 여백이 되어야 한다는 순간은 슬프다.
한 해를 둘러본다.
난 어디 즈음 있고, 어디까지 가려하는가.
목적지를 잃은 손과 발은 정처 없이 흩날린다.
지금은 있고 예전에는 있었던 사람들.
지금은 없고 앞으로는 있게 될 순간들.
그 모든 가치를, 내 노력으로 이루어 왔던가.
그저, 살아왔기에 얻는 것들이 있다.
그 가치는 노력해서 얻어낸 것만큼 소중하다.
오늘도 살아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