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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츄 Jul 31. 2015

산들산들

펜션 그리고, 인테리어 #.1

지난 주말 올 여름 첫 여행을 다녀왔다.


강원도 고성


어쩌다보니 성수기의 시작머리에 일정이 맞물려버렸다.


'이런 젠장...'



펜션 주인의 입장에서는 이때 만큼 좋은 시기도 없으리라만은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이때만큼 부담스러운 시기도 없을것이다.


가격이 싸다 싶으면 시설이 안좋고,

시설이 깨끗하다 싶으면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비싸다.


하필이면 내 눈은 인테리어를 간과하고 넘어갈만큼 너그럽지 못하여 인테리어 좋은 곳이 1순위가 되다보니 항상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을 하던가 거리를 포기하던가 여행 자체를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

하지만 이번처럼 어쩔수 없이. 꼭. 여행을 가야하는 순간이 존재할 경우 나의 미친 발품 실력을 발휘해야해서라도 인테리어가 이쁜 펜션을 찾아내고야 만다. 일주일간 미친 발품실력으로 강원도 속초 일대의 펜션 홈페이지,블로그,관련검색어, 이미지를 싸~악 뒤진 후 드디어 숨은 보석같은 곳을 발견했다.


'산들산들펜션'


가격도 나름 성수기대비 합리적이었고, 무엇보다 인테리어가 맘에 들었다.


 사실 나의 펜션 여행 역사는 거의 10년 가까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이제는 펜션 홈페이지만 열어도 인테리어 퀄리티를 알 수 있다. 인테리어에 대한 감각과 디테일함이 살아있는 곳일 수록 홈페이지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을 찍는 각도나 화면 구성, 웹페이지 디자인 등등... 펜션주인이 많이 신경을 쓰고 디자인에 감각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으며 가치를 두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좋은 지표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펜션이 지어진 날짜도 중요하다. 예전에 아주 유명한 홍천의 'S' 펜션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웹 상에서 너무 멋진 각도로 찍혀진 사진들과 홈페이지 디자인에 빠져서 비싼돈을 주고 예약을 했다. 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찾아간 펜션은 그림과 같은 외관을 가지고있었지만 실제로 내부는 너무 오래되서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낡아서 실망했던 기억이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펜션인테리어+홈페이지 디자인+지어진 날짜를 고려해서 펜션을 고른다. 일단 저 3가지만 잘 지키면 펜션 '인테리어'에 있어서는 실패할 확률이 굉장히 줄어든다.


우리가 선택한 방 컨셉은 하나는 내추럴, 하나는 시크블랙이었다.

내추럴한 느낌만 살짝 냈겠지 싶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하나하나가 엄청 신경을 썼다는것을 알 수 있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이런 디테일에서 감동을 받는다.

화이트 유광타일을 격자로 붙였다.

타일을 일렬로 시공하는것과 격자로 시공하는 것은 같은 디자인의 타일임에도 꽤나 큰 차이가 있다. 좀더 모던하고 심플한 느낌을 원한다면 일렬로 시공. 내추럴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원한다면 격자로 시공을 하면 좋을 듯하다. 고로 이 곳은 내추럴 컨셉에 맞게 타일을 격자로 잘 붙인것같다.


상부장은 과감히 제거. 좁은방을 넓어보이게 하는 좋은 선택이다. 직접 사는 공간이라면 저렇게 하진 않겠지만 하루머물다갈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생활도구가 그리 많지 않기에 시도해볼만하다.


그리고 저 옆에 스메그 사촌(?)쯔음 되어보이는 작고 컬러풀한 냉장고도 맘에 든다.

이 방의 붉은 벽돌과 같은 톤을 가지고 있으면서 작고 앙증맞은게 나름 포인트가 된다. 부엌 선반 위의 키치한 소품들, 냉장고와 컬러를 맞춘 밥솥까지 디테일이 살아있다.

침대 헤드부분에 포인트 벽을 만들었다.오래된 느낌이 나는 적벽돌이 내추럴함을 살려준다. 그냥 붉은 벽돌을 썻으면 촌스러웠을텐데 오래된느낌의 적벽돌이 빈티지한 내추럴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낸다.

침대 발치에도 고재느낌 물씬나는 선반장을 센스있게 배치했다. 자칫 심심해 보일수 있는 벽면에는 레트로한 동재질의 벽조명을 설치해서 빈티지함을 잘 살려줬다.

화이트 벽 & 사진 & 말린 꽃

벽면은 그냥 하얀이 아닌 , 하---얀 느낌이 날 정도로 깨끗하다. 말린 꽃을 크래프트지에 한번 말아서 걸어주고 톤이 빠진 예쁜 사진들을 불규칙적인듯, 규칙적으로 붙여줬다. 여기서 사진의 톤이 중요하다. 물빠진듯한 잔잔한 느낌의 사진들.

꽃은 원래의 색을 빼고 말라서 은은한 색을 내고 있는데 옆에 붙어있는 사진 컬러가 튀면 부조화다.

창가를 따라 놓여있는 말린 꽃들

레트로한 스틸소재의 스위치 커버가 맘에든다. 저 벽돌에 그냥 화이트 스위치 커버를 썻으면 내추럴한척 하는 방이라고 했을거다. 저런 디테일이 이 펜션 주인의 감각과 센스를 대변해준다고 생각한다.

입구 옆에 세워진 나무 사다리와 그 사다리에 걸려있는 라탄 주머니도 , 창가를 따라 쪼로록 나열되어있던 말린 꽃들도.


어느 것 하나 흠잡을게 없다.


PERFECT!


-시크블랙 컨셉의 방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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