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노트

소소하지만 나를 위한 것

글공부와 꽃사진

by 무쌍

글쓰는 건 공부하듯 하고, 꽃을 찍는 건 일 같이 한다. 글은 매일 써야 잊어버리지 않고 다음 글로 옮겨갈 수 있다. 글공부는 처음부터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돌아다니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그런 일을 하며 바쁘게 지냈다. 어느 날 몸이 주는 빨간 경고를 무시할 수 없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공부가 하고 싶어 졌다. 글쓰기는 어렵고 끝이 안 나는 공부 같다.

처음엔 지식이 많아야 글을 쓸 수 있다고 믿었지만, 지금은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글로 옮겨졌다. 글에 대한 공부는 점수나 성적은 알 수없다.

어마어마한 운으로 통과하면 등단작가라는 자격증을 가질 수 있겠지만 글쓰기는 사실 혼자 하는 공부다.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그러나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에 나오는 부처의 마지막 깨우침이며 가르침이다. 제자들에게 지혜를 가르칠 수 없다는 걸 부처는 설명한다. 이 책을 두 번 읽었지만 다시 읽어도 처음 보는 기분이 들었다. 어렵지만 가까이 두고 싶은 책이다. 부처의 삶을 담은 작가 헤세의 글에 주눅이 들었다. 작가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를 책으로 읽을 수 있지만, 그 지혜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꽃 사진을 찍는 것은 일이다. 꽃이 좋아서 찍지만 수집을 위한 일이었다. 그래서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시 그 장소로 가서 원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찍었다.

주로 동네를 오가며 꽃을 찍는 것이 나의 일이다. 집 근처 동네에서 하는 수집행위는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이다. 매일 비슷한 풍경에서 계절이 알려주는 자연의 모습을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SNS를 하다 보면 꽃 도감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실력자가 많다. 꽃의 세세한 설명과 사진을 함께 올린다. 사진을 찍으며 모르는 꽃은 검색하고, 하나씩 알게 되면, 도감 속 꽃들이 모두 외워질 줄 알았다.


그래도 매일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것에 만족한다.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붙들고 있다는 것이 힘나게 한다. 누군가의 존재가 주눅 들게도 하지만, 자만하지 않게 해 준다. 그리고 소소하지만 를 위한 것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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