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노트

징조가 전해주는 힌트

좋은 징조라면 좋겠다

by 무쌍

얼마 전에 책 한 권을 신년운세 보듯 꼼꼼하게 읽었다. 혹시라도 좋은 운이 오는 징조를 알아채지 못하고, 내 옆을 지나쳐 가버릴 까봐서였다. 반대로 나쁜 운이 오는 징조도 있니 더욱 궁금했다. 든 것에 대비하고 싶다는 마음은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더 강해진 듯싶다.


징조는 미래에 대한 힌트를 미리 받는 것이다. 힌트를 눈치챈 사람은 미리 조심하고 방비할 수 있다. 물론 큰 징조가 나타난 이후에는 그 징조와 연관된 미래가 반드시 찾아온다. 미리 안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피해를 입게 되어 있다.
- <신의 비밀, 징조> 주역학자 김승호


좋은 징조와 나쁜 징조는 무엇일까?
어느 쪽이 내게 더 유용한 것일까?

내겐 무리하거나 쓸데없이 몸을 소모하고 있을 때 생기는 징조가 있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 징조를 믿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다.

부엌일을 하는 건 가장 중요한 엄마의 일상이다. 하지만 꾸역꾸역 억지로 해야 할 때가 있다. 식사 준비가 버거우면 조리된 음식을 사 오거나 간단하게 먹이면 되는데, 굳이 손이 많이 가는 비빔밥을 하거나, 고명을 만들고 국수를 삶거나, 카레를 만든다. 여러 가지 채소 손질하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꼭 손이 다친다. 좀 오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피가 묻어나면 정신이 번쩍 든다.

더 크고 나쁜 일을 액땜한 듯한 기분도 들고, 더는 애쓰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친 손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손은 까딱 안 하고 입으로만 가족들에게 식탁을 차리게 한다. 손이 다 나을 때까지 3-4일은 직접 하지 않고 다른 가족의 손을 빌다. 리고 손이 완전히 나을 때까지 일주일 정도는 집안에서 강제로 휴식의 시간을 갖게 된다.

어찌 보면 다쳐서 아프고 성가시지만 나는 도움을 받고 몸을 쉴 수 있다. 그래서 난 그 징조가 있고 나면 한결 좋아지는 듯 하다. 신기하게도 그 징조를 믿고 나선 부엌에서 크고 작은 화상을 입거나 칼에 베이거나 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항상 손에 작은 상처들이 생겼는데, 가볍게 긁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이는 상처는 없어졌다. 그 뒤로 몇 번 손이 베었지만 더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몸을 편히 하며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나는 나쁜 징조를 좋은 징조인 것처럼 조심히 쓰기 시작했다. 서두르지 않으려고 하고, 억지로 하지 않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흔들리면 가족이 모두 흔들리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신의 비밀, 징조>에서도 여러 가지 사례가 나온다. 좋은 운이 오는 징조와 나쁜 운이 오는 징조에 대한 설명이 나왔지만 내 눈에 들어온 건 나쁜 운이었을 때 경우였다. 나도 그런 상황이 되면 대비하고 싶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 방법은 없다. 다만 대비하는 마음가짐뿐이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렇다.


앞일은 모른다는 자세를 갖고 살아야 한다. 사람은 조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나쁜 운명에 방비하는 셈이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신의 비밀, 징조> 주역학자 김승호


유연한 마음가짐을 갖기 위한 노력 중 하나가 글쓰기다. 모든 걸 대비할 수 없지만, 글을 쓰면서 나 자신에 대해 훨씬 많은 걸 자각하게 되었다. 쓰기가 내겐 좋은 징조였다.


무슨 씨앗일까?

갑자기 빈 화분에서 싹이 올라왔다. 아이가 분무기로 물을 뿌리며 흙장난을 하더니 일을 냈다. 나팔꽃인지? 분꽃인지?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잘 자란다면 정체를 알아볼 수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은 좋은 운이 찾아올 징조라고 믿고 싶다. 올해가 계묘년이라더니 떡잎이 토끼귀처럼 쫑긋 귀엽게 웃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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