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메르켈 총리의 인터뷰 중에 그녀가 한 말이다. 몇 년 전 4번째 총리직 연임을 앞두고그녀의 다큐 방송을 하고 있었다. 독일의 현직 총리를 15년째 맡고 있으며 내년 임기를 마치면 은퇴를 한다고 한다. 독일인들은 그녀의 검소함과 청렴함에 믿음을 갖고 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인터뷰가 있었는데, 수수한 그녀를 그대로 설명해주었다.
옷차림도 검소하고 헤어스타일도 늘 똑같습니다, 부를 과시하지도 않죠. 원래 사치를 하지 않는 분이라 뇌물로 매수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사실 그녀는 나이가 들지 않는 사람처럼 보인다. 변하지 않는 헤어스타일과 화장기 없는 얼굴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정치 실정이 다른 독일이지만, 내년이면 4번의 총리 연임 기간을 끝내고 은퇴를 한다고 하니 정치인으로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그녀의 수다를 받아주는 남편은 누구인지 더욱더 궁금해졌다. 수줍은 화학자로 '분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니 금방 떠올려지지 않았다. 정치인이라면 명예욕과 권위의식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부부에겐 해당되지 않나 보다. 권력을 과시하지 않는 힘은 그녀가 은퇴를 할 때까지 유효할 듯하다.
드라마한 장면이었다. 장례식을 진행한 신부가 상복을 입은 여인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막 남편의 장례식을 마친 그녀는 자식도 없이 혼자가 되었다. 미망인에게 앞으로의 살림살이를 걱정하듯 말을 건넨다.
"부군이 갑자기 떠나셔서 당장 수입도 없을 텐데 앞으로 힘드시겠네요. 모아두신 돈이 좀 있으신가요?"
"저희 남편과 저는 돈이 많든 적든 원래 잘 안 쓰는 게 몸에 배어 문제가 없답니다. 그것보다 매일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 너무 슬프네요."
미국제비꽃(종지나물)@songyiflower인스타그램
남편은 소중한 말동무다. 물론 결혼을 하기 전에 어디서 뭘 하고 살았는지 잘 모른다. ^^; 하지만 지금은 가장 많은 것을 말해버린 비밀 공유자가 되었다. 말이 많은 나는 뒤탈 없고 소문 안 낼 남편이 가장 좋은 대화 상대다.
날마다 남편은 나의 꽃 예찬과 아이들이 해낸 일들을 듣는다. 흰머리가 나기 시작하자 연애할 때만큼 수다가 더 많아진 듯하다. 남편은 이따금 수다가 피곤해지면 눈동자가 흔들거리며 알려주는 표정이 있다.
말동무에게 더 미안해지기 전에 꽃들을 만나러 슬그머니 나간다. 학교 담벼락에잔뜩 핀 미국 제비꽃 만큼 푸념을 늘어놨다. 다행히도 봄꽃들이 많아져말동무는 좀 쉬게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