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내일이면 없으리
좀 기다려 줄래
백장미
by
무쌍
Jul 8. 2021
맨날 꽃만 보고 다녀
도
꽃을 보면 감동을 받는다.
너무 커서 반나절은 걸어야 하는 정원의
노
련한
초록 손
정원사는 나를 위해 준비해놓은
듯 예의를 갖추고
"오늘 드디어 피었습니다. 보시겠어요?"라고 말했다.
난 정원의 주인인 듯 귀한 대접을 거절하지 않고 정원사를 따라나섰다. 그리고 막 피어난 꽃 한 송이를 선물을 받았다.
정원사는 날 주려고 가을에 씨를 받아 겨울 내내 잘 말려놓았다가 초봄에 심어 여름 태양에 완벽하게 피운 것이다. 오직 나만을 위해 정원사는 흙이 뭍은
초록 손으로
새로운 꽃을 보여줬다. 꽃을 보고 나니 욕심이 생겼다.
좀
걷
고 싶은데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줄 수 있는지 정원사에게 물었더니, 어제 천둥번개가 함께 데려온 비가 내려 길이 모두 젖었다고 했다.
장맛비에 젖은 백장미 @songyiflower인스타그램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처럼 장맛비는 늦은 밤 나를 위해 여름꽃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백장미가 그렁그렁 눈물이 멈추지 않
는
지, 얼굴이 온통 젖어 버렸다.
"울고 있으니 좀 기다려줄래."
백장미가 훌쩍이며 말했다
. 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같이 울어줘야 하나, 그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나 망설
여
졌다
.
백장미가 왜 그런지
꼭
들
어줘야 할 듯했다.
"좀 늦게 나왔더니 벌써 친구들이 다 떠났지 뭐야."
친구를 잃은
백
장미를 위로하느라 옷이 다 졌었다.
꿈을 꾼 건가? 자고 일어나 보니 밤에 온 비 친구는 대롱대롱 물방울을 장미꽃잎에 두고 갔다. 그런데 오늘 밤에 다시 온다는 말은 없었다. 백장미가 울음을 그치고 웃고 있는지, 친구
를
보려고 서둘러 떠났을지 가봐야겠다.
keyword
장미
장마
자연
21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무쌍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변화무쌍한 감정번역가/ 사연은 버리고 감정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374
팔로우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매거진의 이전글
나에게 와서 다행이었다
영원한 친구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