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도 소박파가 있을까요?

소박파 화가들

by 무쌍

오늘따라 산책로에 떨어진 단풍잎이 그림처럼 느껴졌다. 아쉬워 사진으로 담았지만, 화가였다면 더 근사한 그림이 될지도 모르겠다. 화가들은 자연을 자신의 작품에 근사하게 담는 재주가 있으니 말이다.


나는 그리는 재능도 없고, 그림을 해석하는 눈도 없지만, 그림을 좋아하고 화가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들은 삶 자체가 예술이고 삶이 그림으로 남는다는 건, 내가 모르는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화가 앙리 루소는 밀림을 풍경으로 한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울창한 수풀이나 거대한 밀림 같은 풍경은 이국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그가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상상으로 떠올린 것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선명한 색감과 사실적인 느낌을 주는 그의 작품은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루소는 22년 넘게 공무원을 하며, 일요일에만 그림을 그렸다고 하니 프랑스 밖을 나갈 일도 쉽지 않았을 듯싶다. 루소는 정식으로 미술을 배우지 않았음에도 말년엔 작품이 호평을 받으며 화가로서 삶도 사랑을 받았다.

루소를 중심으로 소박파라고 불리는 화가들이 있다. 루이 비뱅은 책으로, 루이 세라핀은 영화에서 알게 된 화가다. 그들도 전업화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일요화가나 서툰 화가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루소가 그랬듯이 그들은 홀로 만든 그림 세계를 갖고 있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렸다.


소박파는 현대 미술의 한 화풍으로 인정하기보다는 비주류인 화가 몇몇을 분류하기 위해서 만든 작품 경향 혹은 미술 경향이라고 불린다. 그림을 배우지 않고도 그림을 수준 높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은 놀랍다. 만들어진 화가가 아니라 스스로 화가가 된 사람들이었다.


박파 화가들은 모두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일을 하며 그림을 그리거나, 은퇴를 하고 비로소 자신의 꿈을 찾은 듯 늦은 나이에 시작했다. 늦게 시작한 만큼 자신의 열정을 모두 그림에 쏟아내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각자 누구도 닮지 않은 화풍이고, 무엇보다 정성껏 그린 그림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기엔 부족하지 않았다.

소박파의 그림은 사실적이고 소박하며 생기 있고 순수하다. 기존의 미술 주류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으니, 그림에도 자신이 그대로 드러난 듯하다. 흔하게 핀 봄꽃을 그렸고, 동네 사람과 가족을 그렸고, 매일 오가는 마을 풍경을 그렸다. 모든 일상이 그들의 그림엔 그려져 있다. 그들이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던 것은 자신의 삶이었다.


난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문예창작이나 글쓰기 작법을 배우지 않았다.

정식으로 등단한 작가도 아니고, 협회 소속 작가도 아니다. 종종 나의 프로필엔 글쓰기와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이 아쉽기도 했다.


소박파 화가들도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문제 되지 않았다. 아쉽게도 미술계에선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소박파의 화가들은 누군가의 인정을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매일매일 일상처럼 그림을 그렸다. 꿈을 꾸기만 했다면 그들은 그 많은 작품을 남겨두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관심은 주변에 흔히 보이는 길가의 꽃이고, 도시에 살면서도 자연을 그리워한다.일 산책을 거르지 않는 것처럼, 쓰는 일도 멈추지 않고 싶다. 내 삶을 글로 써가고 싶다. 글에도 소박파가 있다면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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