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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나를 묻다
봄의 행동대장은 너였구나
매화꽃
by
무쌍
Mar 16. 2023
매화나무는 하얀 솜을 붙여놓은 듯 완전히 만개했다. 바람결에 풍기는 향긋한 향기
가
맡아졌다. 꽃나무 앞에 거의 다다랐는데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귀여운 꿀벌 한 마리가 붕붕 소리를 내며 엉덩이를 이리저리 실룩거리면서 꽃더미 속을
파고들고
있었다.
<
용
감한 아이>
나를 만나러 왔구나
가장 먼저 나서는 용감한 아이
한 번도 처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찬바람을 맞을 까봐
아무도 나서지 않는데
손을 번쩍 들고 나를 부른다
양팔을 벌린 근사한 가지 끝에 붙은 매화꽃
이렇게 서둘러 올 줄은 몰랐다
방금 너를 만난 백발의 할아버지
는
몇 번이고 너를 보려고 다정한 고개를 돌리며
손을 흔
드
신다
다음은 내 차례인가?
태양의 열기에 졸여진 매실꽃
은
벌써
유명해졌나 봐
붕붕
소리가 요란하다
꿀벌 한 마리가 내가 고른 꽃송이만 들락거
린
다
결국 꽃을 찍지 못했다
보란 듯 당당하게
가장 먼저 나서는 매화꽃
나도 널 좀 닮았으면
마음의 주인이 되어
가장 먼저 피고 싶다
남편이 매화나무와 매실나무가 같은 건지 물었다. 보통 꽃만 보려고 키우면 매화나무, 열매를 보려고 키우면 매실나무라고 한다. 결국 같은 나무였다. 5월까지 매실열매를 살찌우려면 지금부터 부산을 떨어야 하나보다.
언제나 봄의 행동 대장은 매화꽃이다. 다른 꽃나무들은 꼼지락 거리며 슬그머니 발동을 거는데, 매화는 활짝 웃으며 봄을 데리고 왔다.
늘
성미가 급한 듯 하지만 난 매화가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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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감정번역가/ 사연은 버리고 감정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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