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SSMUSS Jul 06. 2017

아이와의 해외여행팁 2] 저가항공 끝판왕 Ryanair

온갖 욕을 퍼먹는 Ryanair, 그래도 좋다. 저가항공의 끝판왕 인정!


우리에겐 야한 승무원 달력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한 유럽의 대표 저가항공 Ryanair...

싼 가격 만큼이나 거의 모든 이에게 욕을 엄청 퍼먹는 Ryanair에 대한 나의 소견을 써 본다.


승무원을 모델로 매년 만들던 달력...좋은 데 쓴다고는 했지만, 비난이 더 많았다. 하지만, 결국 마케팅적으로는 성공한듯^^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Ryanair를 진심 사랑한다. 그리고, 그 회사 사장은 “살다 보니 별 미친 놈이 다 있네”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으나, 나는 Ryanair를 거의 내 전용기 정도로 생각하고 마음껏 이용했으며, 그래서 좋아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해 “여러 멀쩡한 사람들이 마치 한 명이 말한 것과 같이 공통된 의견”을 여기서 전달하고자 한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Ryanair는 세상 최악, 극악의,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될 쓰레기 항공사이다. 여기서는 각각의 이유를 통해 여러분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 본다.    


Ryanair는 매우 안정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보통 Suck으로 가장 많이 표현되지만, 뭐라해도 의미는 모두 같다.


우선, 나는 약 2년 여의 영국생활동안, 내가 다니던 London Business School의 여러 동기들로부터 Ryanair 관련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고, 실제 나와 같이 스페인과 헝가리로 여행을 떠난 친구들을 통해 이를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나의 전용기 Ryanair를, 먹고 있던 자장면 안에서 나온 파리 마냥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유를 친절한 예시로 설명해 본다.     


시작 전에 참고 지식으로, Ryanair는 예약한 항공권을 프린트 해 와야만 Ticketing을 해 준다. 이유는 누구도 모른다. 21세기가 훨씬 지난 이 시점에서, 누가 봐도 컴퓨터에 간단히 이름을 치면 정보가 쭈욱 나올 것 같은 티켓을...그들은 꾸깃꾸깃한 종이 티켓을 가방 깊숙이 에서 꺼내줘야만 우리에게 은은한 미소를 띄우며, 마찬가지로 약간은 구겨진 티켓을 우리에게 건네준다.     


여기서, 내 절친의 Sad story가 시작된다. 그 녀석은 스페인행 왕복 티켓을 불과 30파운드 (한화 약 5만원)에 예약했다는 기쁨에 항공권 프린팅을 잊었고, 이는 곧 악몽의 시작을 의미했다. 그는 일단 Check-in 카운터로 가서, 그다지 미인이 아닌 직원에게, 자신이 왜 티켓을 프린팅 안했는지에 관해 (앞서 내가 설명한 21세기 컴퓨터의 발달을 포함하여) 열심히 설명하였다. 그리고...이게 통한 것일까? 그녀는 “No problem, no problem을 굳이 두 번이나 외친 후, 은근한 미소와 함께 뒤를 가리키며, Ryanair Help Desk에 가서 프린팅 해 오면 문제가 전혀 없다”고 했다. 내 친구 역시 호탕한 웃음으로 그에 화답했으나, 불과 5분 후 그 웃음은 썅욕으로 변하여 돌아왔다. 물론, 언제나 서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그 미인이 아닌 여직원은 한치의 거짓말도 하지 않았다. 내 친구는 Help Desk에서 심지어 은은한 미소를 받아가며, 가볍게 프린트 서비스를 받았으나, 문제는 “단지” A4 한 장의 프린트 값이 스페인 왕복 항공료인 30파운드보다 휠씬 높은 60파운드란 친절한 설명을 안 받았을 뿐이었다. 나보다 두 살이 어린 그 친구는 내 와이프와 딸이 없었으면, 공항 로비 한 가운데서 더 큰 소리로 한국말로 된 썅욕을 포효했을 거라 했으나, 자기로 인해 여행의 시작을 이렇게 망치고 싶지 않다는 어른스러움을 보였다.    


  아무도 "왜 꼭 프린팅을 해야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Ryanair ticket policy. 이 얼마나 신비로운 항공사인가? 같이 가는 두명 다 프린팅을 안했네요=120파운드


여하간, 그가 프린트한 항공권을 보이자 이제 짐 검사에 들어갔다. 사실, 그 친구는 골프광이라, 유럽에서도 유명한 남부 스페인에서의 멋진 라운딩을 꿈꾸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만약 치고 싶으면 거기서 골프채를 빌려서 치던지 하겠다고 했으나, 그 녀석은 혹시라도 그 좋은 곳에서 스코어가 안 나오거나 하면, 괜히 골프채를 탓하며 기분 상하고 싶지 않다는 엄청난 소신을 펼친 채, 꾸역꾸역 자신의 골프채를 가지고 온 상태였다. 문제는 그 유명한 Ryanair가 그의 마음을 읽지 못한 것이었다. 정규 사이즈가 아닌 골프채를 보낸다는 친구의 요청에 Ryanair는 역시나 따뜻한 미소와 함께 130 파운드의 운송비를 청구했다. 나는 그 순간 로비 한가운데서 들려올 사자후 (물론, 한국말로 된)를 예상했으나, 그는 내 딸을 보며 다시금 입술을 꽉 깨물었다……정말 고마웠다. 이것도 추억이리……     


다른 여행사와 확연히 차별화한 요금제. 이 어찌 아름답지 아니한가?    


자아, 이제 다 끝났다. 모든 고비는 다행히 (약간의 불안요소는 있었으나) 지나갔다는 생각에, 우리 가족은 항상 그랬듯이 탑승을 기다리는 줄을 서지 않고, 천천히 쇼핑과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왜냐하면, 정말 좋은 게, 여기는 아무리 저가 항공이라도 아이가 있으면 가장 먼저 탐승을 허락할뿐더러, 자리도 가장 좋은 곳으로 주고, 만석이 아닌 이상 편히 갈 수 있도록 추가로 옆자리 하나를 제공해 준다. 그 날도 친구와 함께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탑승구로 시간 맞춰 갔다.     


역시나, 그들은 나와 가족을 향해 웃음을 지었고, 항상 그랬듯이 (얼굴에 분명 우리 아기가 그렇게 예쁘지 않다라는 게 보이는 데도), 아이를 향해 “So cute, Lovely, Gorgeous”를 연신 외치며 아이 볼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렇게 나, 와이프와 아이가 게이트로 들어가는 순간, 그렇게 환하게 우리를 반긴 그 승무원이 내 친구를 잡았다. 마침 산적과 같이 생긴 그 친구가, 자신도 얼굴만 이렇게 생겼을 뿐, 같은 일행이며, 정말 친한 친구라고 주장하였으나, 역시 미인이 아니었던 그 직원은 단호히 가족이 아니면 뒤로 가서 줄을 서라는 것이었다. 줄은 진짜 거짓말 안하고 약 100m……잘 못하면, 한 시간은 족히 기다리고, 핸드캐리한 짐을 넣을 자리도 없어지는 문제가 생길 판이었다.     


그 친구의 입술과 목젖은 이미 사자후를 준비하고 있었고, 결국 당황한 내가……그가 오늘 하루 사이에 겪은 인생의 우여 곡절을 약 10분간 설명하여 같이 들어 올 수 있었다. 피부색은 달라도, 역시나 사람들은 다 똑같다. 이런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 Ryanair 직원 역시, 내 친구의 프린트와 골프채 사건을 듣고, 마치 자신의 일인양 버럭 화를 내었고, 우리 모두는 10년 지기 친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자아, 이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셨을 것이다. 정리하면서 동시에 Tip을 드리면,   

Ryanair를 탈 때는 티켓을 꼭 프린트해야 되고, 기본 사이즈의 짐 외에 다른 짐이 있으면, 정확히 얼마인지 확인을 해야 하고, 만약 그것이 일정 허용량보다 많다면 꼭 예약당시에 그나마 Sale된 가격으로 미리 사놔야 한다. 그래서 보통은, (만약 골프백이나 짐이 많은 사람들은) 저가항공을 거의 타지 않는다. 그냥 British airline과 같은 정규 항공을 타는 것이, 짐 부치는 것 등을 모두 고려하면 더 싸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통 저가 항공사는 일반 항공사에 비하여 탑승 Gate가 매우 늦게 Open 되기 때문에, 꼭 Gate open과 동시에 뛰거나 빠른 걸음으로 가서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나는 늦게 타서 짐을 넣을 곳이 없어서 낭패를 보거나 하는 장면을 여러 번 봤다. 


그러나, 반대로 아이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앞서 말한대로, 아무리 저가 항공사라 하더라도, 아이가 있으면 특히 유럽에서는 매우 Advantage가 많다. 내 경우에는 그렇게 많이 Ryan air를 탔으나, 단 한번도 (추가 Fee를 내야하는) 자리 선예약을 하지 않았다. 

아이도 있는데 떨어져 앉으면 어떻하냐고? 아니다.     

반대로, 아이가 있기 때문에 Fast track으로 들어가므로, 우리 가족은 단 한번도 떨어져 앉지 않았고, 심지어 어른 2명 표로 대부분 3명 짜리 한 줄을 모두 받았고, 먼저 들어가기 때문에 짐을 못 넣거나 하는 일도 전혀 없었다. (아참, 단 한번 아기와 비행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가 늦게 들어간 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우리가 아이를 데리고 오는 걸 보자, 같이 앉으라고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아마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이렇게 되었을 것이다)


어떤가? 이게 바로 Ryanair이고, 내 친구 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한 번쯤은 겪어 본 스토리이다. 이래서, 그들이 Ryanair는 정말 Suck이라는 것이고.    


많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주 일치된 의견을 보이곤 한다. Ryanair에게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자. 그들이 만든, 말도 안되던 말든...하는 policy만 지킨다면, 우리는 아주 싼 가격에 여행을 할 수 있다. 아까 잠시 말했듯이, 우리는 "런던 - 스페인" 왕복을 30파운드 (우리돈 약 5만원)에, 그리고 "런던 - 헝가리 부다페스트 - 폴란드 바르샤바 - 런던"으로 오는 full course를 단돈 25파운드 (약 4만원)에 구입했다. 이게 저가항공의 매력이고, 이를 가장 잘 실천하는 것도 사실상 Ryanair이다...


 

나는 정말 런던에서의 2년 동안 Ryanair로 수없이 많은 여행을 다녔으나, 그들의 호의로 인해 너무나도 편안한 여행을 해왔기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특히, 아이를 위한 그들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아이가 있으면, 항공 또는 여러 관광지에서 이로운 점도 많으니, 여행을 함에 있어서 아이를 그저 보살펴야 하는 힘든 존재나 짐(Burden)으로 생각하지는 마시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롤로그 3] 왜 우리는 아이들과 여행을 잘 못가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