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포토북에 대해]

멀리 어답터, 디지털 바보가 여행 사진 앨범을 만드는 이유

by MUSSMUSS


7년 넘게 쓴 노트북이 사경을 헤맨다. 아씨...내가 제일 싫어하는 순간, 즉 컴퓨터 파일 정리의 시간이 왔다. 디지털과 너무 멀다하여, "멀리-어답터"란 별명을 지닌 내 자신이...컴퓨터 폴더나 파일 정리를 워낙 못한다는 것은 소상히 알았으나, 막상 새로운 컴퓨터에 자료를 옮기다 보니, 마치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누가봐도 컴퓨터를 매우 못하는 사람이 지은 듯한) 길고, 자세하게 쓰여진 파일 이름을 아무리 봐도, 그것이 무슨 파일인지 도무지 기억이 안난다. 늙어서 인가? 디지털 바보라서 인가?어찌되었던, 파일들을 하나씩 열어볼 수밖에 없었다.그러다 보니, 메멘토의 주인공에게도 생각지 못한 선물이 다가왔다. 내가 어디에, 왜 보관했는지도 모르는 오래전 사진과 좋아했던 음악들, 그 당시에 관심 있었던 활동들이 죽어가는 노트북에서 부활하였다...




여행에 대한 글을 쓰기 전부터, 여행사진 파일들은 가끔 찾아봤다. 그냥... 또, 주변 지인들이 여행에 대해 물어볼 때면, 긴 설명보다는 사진이 편할 때도 많았다. 그렇게 가끔 여행사진들을 볼 때마다, 나 역시 옛 추억에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특히, 아이와 같이 다니다 생긴 에피소드가 왜 그리 많았는지...),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좋은 추억들을 컴퓨터 안에 가둬놓고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급기야..."멀리 어답터"인 나도, 굳은 결심 하에 흔히 말하는 "포토북"을 만들게 된다.


[ 참조 : 지금까지 만든 여행 포토북은 10권 정도이다 ]

- 멕시코 (멕시코시티 & 칸쿤) : 한 살의 나이에 등 껍질이 벗겨진 아이 이야기가 주제이다.

- 인도네시아 (발리)

- 터키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

- 웨일스 자동차 여행

- 스웨덴 (스톡홀름 & 예테보리)

- 영국 일주 여행

-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슬라이드1.JPG 멕시코 : 테오티우아칸 다녀와서, 만 1세 때 등이 벗겨지는 참사를 겪은 다후...



슬라이드4.JPG 웨일즈 자동차 여행 : Great Orme 에서의 즐거운 혹은 빡센 등반...


슬라이드2.JPG 발리의 추억 : 원숭이의 공격으로 잠시 당황했으나, 행복을 다시 찾은 다후...



슬라이드3.JPG 스웨덴 : 시내에 다니는 기차, 그리고 너무나 파란 하늘에 빠진 다후...



이렇게 포토북을 만들다 보니, 좋은 점이 은근 많았다. 우선, 이 포토북들을 내 서재 가장 가까운 곳에 꼽아두고, 가끔 아무 생각없이 앨범들을 보며 즐거운 추억에 빠질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친구들에게 여행 정보를 줄 때 이것들을 가지고 나가면...설명도 쉽거니와, 사람들의 부러움 (그로 인한 나의 만족감)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다. 갑자기, 철없고 자기 중심적인 아빠가...최고 가정적인 아빠가 되는 마법이 펼쳐 진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점 있다. 이렇게 자주 가지고 다니다 보니, 일단 너무 무거워서 어깨가 아프고 (내 포토북은 보통 80페이지, 약 400여 장의 사진이 들어가는 크기이다), 또 그렇게 정성껏 만든 내 포토북이 매우 지저분해지고, 심지어 상하기까지 한다는 점이다.


그런 와중에 여행에 대한 글을 본격적으로 쓰며, 사진도 동시에 Upload 해야하다 보니, 언제 어디서나 내가 보고 싶을 때 볼 수도 있고, 남에게 소개하여줄 수도 있는 방법...즉, Web 상에 사진첩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여행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곳과 같은 공간이라면 더욱 편할 것이다.


일단, 여행 글에는 내용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나 많은 사진을 올리지 않더라도, 그 여행지에 대해 따로 사진첩을 만들어, 날짜별 혹은 지역별로 사진을 올린다면, (사진은 매우 이쁘고, 볼게 많은데) 여행 글에는 나오지 않거나 작게 언급된 부분도 보완할 수 있고, 시간이나 지역에 따른 전개로 인해, 자연스레 여행 일정이나 코스 등의 정보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여행 이야기와 함께 사진들이 있으면 여행정보나 여행지의 느낌을 주는 데에 있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래서, 디지털 디지털 하는 것인가?



이런 이유로, 이제 시작이지만 한 곳 한 곳 사진첩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그 첫번째는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으로, 만들고 보니 사진(동영상 포함)이 무려 150장 이상 들어갔다. 이렇게 여행지별로 정리해 놓으면 나중에 내 마음도 서재에 한 줄로 꼽힌 사진 앨범들처럼 풍족함이 느껴질 듯 하다.


[ 첫번째 Web 사진첩 : https://brunch.co.kr/@mussmuss/43 - 인도네시아 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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