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살...난 걸을 수 있어...글구 썬텐을 할 나이가 된거야...
태양의 신은 어린 아이의 등 껍질도 벗기는구나...
고대 아즈텍인들이 태양신을 섬긴 이유를 깨달아 버리다...
너무나 뜻깊고 감격스러운 하루였다...나에게는...
"태양은 인간의 피와 심장으로 유지된다"...
거스를 수 없는 믿음...인신공양이 필요한 절대적 이유를 가진 바로 그 곳...
멕시코 떼오띠우아칸을 다녀왔기 때문이리라...아, 다시 벅차 오른다...
그렇다...난 역사가 좋다, 특히 사람에 관심이 많다...그래서, 문화인류학이 최애 학문이다...
그런데,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공대 중에서도 단순, 무식하기로 유명하여...
"단무지 새끼들"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자란 나와 우리 기계과 전우들...
심지어, 우리 학교 기계과 구호는 "기게에~~~기게에~~~정녁 기게에~~~" 이다.
기계, 기계, 정력 기계...이게 과 구호라니...
어디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무릇 지성인이라면..."자주 경영" "호국 법학"...뭐 이래야 하는 것 아닌가?
인류학을 사랑하는 단무지 기계과 아빠...
그는 주장한다, 우리 애도 이제 걷기 시작한 한 살...
이 때쯤이면 선조들의 지혜와 경험을 몸소 실천할 나이...
이렇게 우리 부부는 만 1세가 된 딸과, 범죄 도시라고도 불리우는 멕시코 시티로 여행을 떠난다.
이 곳 멕시코 시티에 온 이유는...
바로 세계 최고의 "인류학 박물관"과 태양의 피라미드가 있는 "떼오띠우아칸" 때문...
단무지 기계과 전우들과는 달리, 치밀한 전략가인 나는 공학적 솔루션을 제공한다.
"멕시코까지 오느라 시차 적응이 힘든 가족이여...오히려 더 피곤해야 밤에 잘 잔다"라고...
그래서, 멕시코시티 도착한 바로 다음날 떼오띠우아칸을 간다, 여름 한 낮...그것도 대중교통으로!
뭔가 감이 좋다...오늘은 가족 모두 푸욱 잘 것이다...
한 살 딸과 함께 떼오띠우아칸 버스에 오른다.
마침, 집시처럼 보이는 앞 니 빠진 악사 한 분이 중간에 올라타, 우리에게 노래 선물을 한다.
그의 선곡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 (My Way)"...
노래 중간중간, 있어야 할 곳에 없는 그의 빠진 앞니가 생각났으나, 노래는 우리 가족 모두의 마음을 적신다...
태양의 피라미드여, 그리고 달의 피라미드여...
"My way를 가는 우리 가족을 격하게 맞이해 달라"...무척 기계과스러운 구호를 외치자, 버스 엔진이 멈춘다.
한 살 딸은 진심 대단했다.
걷기 시작한지도 얼마되지 않은 아이가, 무려 248개의 계단이 있는 태양의 피라미드를 혼자 올랐기 때문이다.
마지막, 신에게 무릎을 꿇어야 하는 급경사 계단은 엄마의 손을 빌었다.
하지만, 나머지 구간은 "자신의 생명줄, 분유통"을 손에 꼬옥 쥔 채로 홀로 올랐다.
주변 외국인들의 축하...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태양의 피라미드 정상에서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딸은 진정 아즈텍의 후예같았다...진심 멋있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태양의 기운을 흠뻑 받는다...너무 받았다...
이 순간은 언제, 어디서든 기억되리라...
아즈텍인들이 믿는 태양의 신 "토나티우"님이 우리 가족을 지켜주리라...
이렇게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 그리고 망자의 길을 따라 우리는 다시 시티로 돌아왔다...
그리고 저녁...
계획대로 진행된 완벽한 하루의 마지막 Step...
그렇다. 낮에 힘들었으니, 시차 따위는 필요없이 푸욱 잘 수 있는...치밀하게 계획된 밤이 우리를 기다린다.
그런데...딸이 울면서 잠을 못 이룬다...
그 때까지, 우리 부부는 알지 못했다...샤워시킬 때도 몰랐다...딸의 등 위쪽과 팔이 다 벗겨진 걸...
태양의 신 토나티우님은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지혜를 주신다...
아무리 어린 아이일지라도,
나의 피라미드에 올 땐 양산 챙겨오라고...
딸아, 미안하다...
아빠는...역시 기계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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