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입는 패션
요구르트보다도 조그마한 주제에 참으로 비싸기도 하다. 먹을 수 있는 거냐고? 천만에 그저 뿌릴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건 덤이요.
대체 왜 우리는 이런 값비싼 향수를 사려 하는 걸까? 차라리 마음 맞는 친구들을 불러 술 한 잔 기울이는 게 추억도 쌓을 수 있고 좋지 않을까?
잠시 영화 ‘향수: 연쇄살인마의 이야기’ 를 언급하고 싶다. 주인공 '장 바티스트' 는 천민 출신에 부모님도 없이 자라 한평생 사랑을 받지 못한 비련의 대상이다. 이런 그는 자연 본질의 아름다움을 소유하여 타인에게 호감과 사랑을 받고자 하는 마음으로 최고의 향수 개발에 매진하였다. 그리고 최고의 향수를 개발 한 뒤 자신의 몸에 뿌리고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향에 매료되었고, 그는 향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가히 신의 영역으로까지 들어올 수 있게 했었다.
이런 작디작은 병으로 우리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얻을 것이오. 이는 향기를 입는 패션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향수 시향을 하기 위해 뿌리는 순간 맡을 수 있는 첫 향기를 '톱노트' 라 부른다. 톱노트가 발향 되는 20~30분의 시간이 지나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향을 느낄 수 있다. 이를 '미들 노트' 라 부른다. 톱노트와 미들 노트가 발향이 되고 남은 향기 즉 잔향은 바로 '베이스 노트' 라 부른다.
향수는 세 가지 노트(note)의 조합의 완성으로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발한다.
이렇듯 진정한 가치를 실현시키는 향수 브랜드에는 뭐가 있을까?
1994년 조향사 ‘조말론(Jo Malone)’ 이 영국 런던 내에 위치한 와튼 스트리트에서 런칭한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로 현재 가장 많은 셀럽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말론은 런던의 일상과 공유된 자연을 테마로 향을 만드는데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바질과 플로럴적인 향이 풍부한 네롤리를 콤바이닝 하는 등 '런던 속 자연' 을 강조하고 있다. 조말론을 통해 우리는 노팅힐의 촬영지인 포토벨로, 영국의 맛이 담겨있는 매릴번 빌리지, 그림 같은 풍경을 담고 있는 프림로즈 힐 등 런던 속 다양한 자연의 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페어 앤 프리지아’ 로 배의 신선한 향과 호박, 파출리 등으로 은은함을 더한 감미롭고 특별한 향의 향수이다. 배 과즙의 부드러운 향과 화이트 프리지아만의 섬세하고 독특한 향이 브리티시적인 스타일을 연출하게 도와줄 것이다.
조말론 브랜드의 시그니처 포장 서비스도 많은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고급스럽고 차분한 느낌의 크림색 박스와 같이 곁들이는 블랙 리본은 단순한 포장박스가 아닌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사용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최근에는 블랙 포장박스에 크림색 리본 세트 포장 서비스도 있다 하니 참고해두면 좋을 것이다.
이미 많은 연예인들이 조말론 향수만의 런던적인 매력에 빠진 가운데 여담으로 배우 황정음은 조말론의 엄청난 팬으로 주변 지인들에게도 선물로 꼭 주면서 그 매력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고...
‘펜할리곤스’는 이발사였던 ‘윌리엄 헨리 펜할리곤’ 이 런던의 저민 스트리트에 이발소를 열면서 그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발소 옆 터키식 사우나가 그에게 향수라는 영감을 주게 되었다. 항상 뿜어져오던 뜨거운 수증기와 감미로운 아로마향이 펜할리곤으로 하여금 향수를 탄생케 한 것이다.
펜할리곤스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인 ‘오렌지 블로썸’ 향수는 타이틀에서 엿볼 수 있듯 향기의 느낌이 마치 온몸의 감각이 오렌지 과수원 아래를 거니는 것만 같은 착각을 주는 환상을 준다. 작고 흰 꽃에서 퍼지는 달콤하면서 상큼한 꽃 향기가 당신의 몸을 햇빛 아래 상쾌한 기분을 들게 할 것이다. 여담으로 한국의 톱스타 송혜교가 이 향수를 즐겨 쓴다니 모두들 귀가 쫑긋해지지 않을까.
펜할리곤스는 최고급 퍼퓸 향수라는 점 이외에도 디자인적 요소로 사랑 받는다. 시그니처 장식인 보타이 리본이 더해진 유리병 향수가 후각적 자극은 물론 보는 이에게 미적인 자극까지 만족 시켜준다. 단순한 하나의 향수가 아닌 예술적 가치가 담긴 작품으로도 보이는건 필자만 그런 걸까.
이러한 펜할리곤스의 세밀함과 정성스러움을 보면 영국 왕실이 펜할리곤스에게 '로열 웨렌트(Royal Warrant)' 를 제공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영국 왕실은 마음에 드는 제품의 생산자 혹은 브랜드에 영국 왕실의 문장을 붙일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데 펜할리곤스는 향수 브랜드로 유일하게 허용되어 있다.
'크리드(CREED)' 는 1760년 설립한 조향제조사이다.
나폴레옹, 오스트리아, 헝가리, 영국 왕실 등 유럽 모든 국가의 공인을 받는 최고급 니치 향수 브랜드로 가문 내의 제작 경영만을 고수하는 방식으로 1760년 당시의 향수 제작 방식과 오늘날 제작 방식이 같아 변함없는 전통과 고급스러움을 계승하고 있다. 크리드는 소수의 개인만을 위해 독창적으로 만드는 차별화 덕분에 실제 출시하는 향수도 1년에 10여 개에 불과하다. 출시하는 향수는 모두 개인 주문으로 제작된 향수로 주문 제작한 향수 10L를 주문자에게 공급을 해주고 5년이 지난 후에야 소유권이 크리드로 이전되어 비로소 시장에 출시되는 것이다.
크리드의 ‘어벤투스 향수’ 는 라틴어로 승리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로 유럽을 제패했던 프랑스의 위대한 황제 보나파르트 즉 ‘나폴레옹’ 을 보고 영감을 얻어 제작한 향수이다. 탑노트의 주요 원료가 파인애플과 사과의 향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알프스의 찬 공기를 맡는 듯한 시원함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향이다. 가을 남자의 고급스러움을 느끼고 싶다면 크리드의 어벤투스 향수가 제격임을 필자는 너무나도 알려주고 싶다.
더군다나 강인한 소년미의 대명사로 유명세를 타는 워너원의 ‘강다니엘’ 도 이 향수를 즐겨 쓴다니 이 글을 읽는 많은 남자들이 멋진 남자가 되고자 어벤투스 향수를 더 찾지 않을지 추측해본다.
우선 크리드 향수의 조향 방식 중 하나는 오더메이드로 즉, 주문자의 특성과 성향에 맞게 특별한 생산방식으로 제작한다는 모토가 있는데 위 향수는 이 모토를 정확히 잘 맞추어 제작된 완성품이라 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가 자신의 생일 기념으로 제작을 요청하여 완성된 향수로 ‘밀레지움 임페리얼’ 이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위대하고 무궁한 번영을 기리는 뜻으로 명명되었다. 밀레지움 임페리얼 향수는 탑노트의 성분부터가 바다소금이 들어가 있어 매우 특이한데 맑고 투명해 바닷속까지 보이는 바닷가에서 느껴지는 바람의 시원함과 청명함 즉, 바다의 향기가 바로 이 향수의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향수에 대해 간단한 글을 읽어보았는데 이러한 생각이 들지 않는가? 모두가 향수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향수에 대해 생각한다면 향수는 더 이상 사치의 물품이 아닌 자신을 꾸미는 소품으로 그저 일상 생활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섹시심볼 마릴린 먼로가 말한 것을 잠시 살펴보자. 기자의 질문은 이러했다. “먼로! 당신은 잠잘 때 무엇을 입고 자요?” 먼로는 이렇게 말했다. “샤넬 N’5를 입어요.” 이처럼 향수는 패션의 일부이며 필수이며 우리를 꾸미는 소중한 존재이다.
옷을 입다와 향수를 뿌리다에 공통적으로 쓰이는 동사가 'WEAR' 이라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읽고 난 당신이라면 우리 모두 각자에게 맞는 향수를 한번 입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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