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머스트잇 MUST IT Apr 26. 2018

한 때는 프랑스군의 속옷이었다

스트라이프 셔츠(Striped Shirts)이야기



늦봄부터 시작해서 여름까지... 사람들의 데일리룩 사이에서 꾸준히 보이는 아이템은 단연 '프렌치 스트라이프 셔츠'일 것이다.

사실 스트라이프 티셔츠야 어느 브랜드이건 잘 나오는 아이템이고 매년 이 시즌만 되면 언급되는 지긋지긋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클리셰한 아이템이라고 치부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이 옷만큼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옷도 없을 것이고(대부분 옷장에 있는데도 구입하려고 한다), 전천후 활용도가 높은 옷이면서 매번 손길이 가고 눈길이 가는 옷이다.


스트라이프 셔츠를 즐겨 입던 파블로 피카소    <출처 : Pinterest>



파블로 피카소부터, 장 폴 고티에, 케이트 모스, 밥 딜런, 앤디 워홀 등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들이 입었던 그 옷, 코코 샤넬이 즐겨 입었던 옷, 그리고 100년이 지나도 꾸준히 사람들이 소비하고 있는 그 옷.


이번엔 그 옷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Chapter 1 : 프렌치 스트라이프 티셔츠의 유래



흔히 '나발(Naval)', '보더(Border)', '바스크 셔츠(Basque Shirts)' '브레통 셔츠(Breton Shirts)' 라고 불리는 이 셔츠의 유래는 크게 2가지로 나뉘는 듯하다.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조금 분분하지만 선원들이 스트라이프 저지를 입기 시작한 것이 티셔츠의 본격적 등장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프랑스군    <출처 : Getty Image>



첫 번째 유래는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6세기 바스크 지방의 선원들이 입었던 옷으로, 손뜨개질이 가미된 가로줄 무늬 셔츠로 7부의 전통적인 쉐이프를 가진 셔츠를 '바스크 셔츠'라고 칭했다. 남부 프랑스와 스페인 연안에 속해 있는 동일 지명에서 유래한 것이다.


또 다른 유래로는, 180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브르타뉴 지방에서 생산되어 '브레통(Breton)'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1858년에는 브르타뉴 지방 해군의 공식 유니폼으로 지정되어 (정확히는 3월에 프랑스 해군의 공식 속옷으로 지정되었다고 기록) 프랑스 해군의 유니폼으로 사용되었다.



주로 사용되는 21개의 스트라이프는 나폴레옹 함대의 해전 승리를 기리는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선원들과 파도를 쉽게 구분하기 위해서 해당 유니폼을 사용했다고...

해군 유니폼으로 사용되게 되면서 마린룩의 근간이 되는데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 것은 노르망디 몽 생 미쉘 부근의 세인트 제임스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1889년 그 시작을 알린 세인트 제임스 로고     <출처 : Saint James 공식 홈페이지>



Chapter 2 : 프렌치 스트라이프, 주류문화가 되다



1900년대 초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 은 프랑스 해군 복장을 뜻하는 마리니에르(Mariniere)을 모티브로 하여 프렌치 스트라이프를 패션계로 끌어들이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1917년 너티컬 컬렉션(Nautical Collection) 에서는 선원들이 입던 저지와 리조트룩 그리고 밀짚모자 등을 조화시켜 새로운 여성복의 지평을 연다.



영화 '코코샤넬'에서 샤넬 역으로 등장한 오드리 도투가 입은 옷 또한 스트라이프 셔츠였다    <출처 : bbc.com>



좌 : 세일러 저지를 입었던 선원들, 우: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가브리엘 샤넬    <출처 : Pinterest>



1950년대 브리짓 바르도(Brigitte Bardot)는 모드 리비에라 (Mode Riviera)라는 이름의 프렌치 스트라이프를 활용한 룩을 유행시킨 프랑스 여배우로, 프렌치 스트라이프의 세계적 유행을 만들어낸 인물로 유명하다.

1956년 윌리 리초 (Willy Rizzo)와 작업한 사진에서 보이듯 그녀의 몽환적인 표정과 절묘하게 어울려 떨어지는 스트라이프 셔츠는 50~6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며 비트 세대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는다.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브리짓 바르도    <출처 : Alamy>



또한, 스트라이프 셔츠는 프랑스 보헤미안 예술성의 상징이자 레저 웨어의 필수품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예술가들이 즐기는 세련된 레저 웨어의 필수품 중 하나로 부각되었다.

1940년 프랑스 재즈클럽에서 작가들이 즐겨 입었던 옷이기도 하고, 시대를 풍미했던 보헤미안 스타일 아이콘들이 즐겨 입었던 옷이기도 하다. 보더 티를 착용한 밥 딜런, 스트라이프 울 저지를 입은 바바라 루빈의 모습 등은 당시에 이 아이템이 얼마나 유행을 끌었는지를 얘기해준다.




 밥 딜런(Bob Dylan)과 함께 있는 필름메이커 바바라 루빈(Barbara Rubin) 또한 스트라이프 셔츠를 즐겨 입었다    <출처 : Pinterest>



1930년대 프렌치 모드 리비에라    <출처 : http://lamodepyjama.blogspot.kr>




파블로 피카소는 그중에서도 이 스트라이프 셔츠를 자주 입었던 아티스트로 유명하다. 흰색 바탕의 파란색 줄무늬가 새겨진 옷을 입은 그를 사진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나이가 먹고 나서는 더욱더 그랬던 듯하다.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파블로 피카소    <출처 : Pinterest>




Chapter 3 : 패션계로 번져나간 프렌치 스트라이프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또한 스트라이프를 사랑하는 패션 디자이너로 꼽힌다. 단순한 패턴이 주는 미학을 컬렉션 곳곳에 녹였고, 이를 통해 파격적인 디자인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패션쇼 스태프들에게도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혔고, 그의 첫 향수 ‘르 말(Le Male)에는 직접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선원의 모습을 살려 줄무늬로 장식했다.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출처 : Rex Features>




입 생 로랑의 1960년대 컬렉션에도 스트라이프 패턴을 활용한 의상들이 등장했고, 에디 슬리먼 또한 해당 패턴을 차용해서 컬렉션 일부에 투영하기도 했다.



1966년 입 생 로랑 컬렉션    <출처 : Pinterest>



특히, 스트라이프 패턴 셔츠는 꼼 데 가르송 (Comme des Garson)의 Play 라인의 효자 상품으로 등장하며 국내외에서 꾸준히 인기몰이에 있기도 하다.




꼼데가르송 플레이라인의 스트라이프 셔츠     <출처 : Pinterest>



밀리터리부터 시작하여,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들의 옷까지. 이렇듯 스트라이프는 단순한 패턴을 넘어 시대를 사로잡던 사람들의 생각을 투영할 수 있는 하나의 컨셉이었다. 그들의 필수 아이템이었던 스트라이프 셔츠를 하나 옷장에 추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더 많은 스토리가 궁금하면? 머스트잇 구경가기!


https://goo.gl/58Fk7t





매거진의 이전글 All about this Design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