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의 세상을 꿈꾸며...
‘이기고 싶은 마음’과 ‘지고 싶지 않은 마음’. “뭐가 달라?”라는 생각이 드는가? 나도 그랬다. 두 마음의 차이를 구구절절이 설명하려고 하면 겉으로는 경청하는 척하지만, ‘이건 무슨 X소리야!’라고 속으로 생각했더랬다. 그런데 차이점을 갑자기 느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은 경청하는 척하는 마음이고,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건 무슨 X소리야!’라는 속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다. 대화나 토론을 할 때,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면 상대의 말을 자세히 들으며 논리의 허술한 점을 찾고, 그 부분을 파고들어 논파해 낼 논거를 찾는다. 그런데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면 무시하거나, 버티고 생떼를 쓰거나, 욕을 해버린다. ‘이기고 싶은 마음’은 목적과 목표가 있고, 이성적이고, 발전적인 데에 비해,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상대적이고, 감정적이며, 버티고 억하심정의 성격을 더 띠고 있다. 이렇게 까지만 쓰면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좋아 보이겠지만 이 마음은 결국 상대를 굴복시키고, 변화시키고, 파괴하고, 재창조까지 하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 즉 상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성격을 띠고 있다. ‘다름’은 없고 ‘틀림’만 있는 마음일 것이다. 어느 것이나 좋은 마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반론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저런 마음 때문에 동기부여도 되고, 사회도 발전시켰고, 음지에 있던 생각을 양지로 끌어올려 토론의 문화를 만들었다는 반론이 충분히 예상된다. 맞다. 그런 마음들 때문에 문명이 발생했고, 철학이 시작되었으며 과학이 발전했고, 스포츠정신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것은 결과만을 본 것이고, 다수 혹은 강자, 아니면 살아남은 것들만 본 것이다. ‘이겨도 좋고, 져도 좋고, 비기면 더 좋고...’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승패를 인정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회색의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