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직업병 (6)

써보면 달라?

by 철없는박영감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에요! 일단 한번 써봐! 뭐가 달라도 달라!


이번엔 약장수가 좀 되어본다. '독서의 직업병', 제목 그대로 써볼까 한다. 독서를 많이 해서 앓는 병이라면 다음 세 가지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1. 디스크 (목, 허리)

2. 거북목 증후군 및 라운드 숄더

3. 시력저하

만약 필사 작업을 한다면 척추 측만증이 추가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특히 오른손잡이면 오른쪽 어깨가, 왼손잡이라면 왼쪽 어깨가 내려가 있을 것이다. 거기에 다리 꼬는 버릇까지 있으면 최악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거창하게 '독서의 직업병에 대처하는 자세'라고 쓰고 '지금 쓰고 있는 독서용품 자랑'이라고 읽어 본다.


1. 디스크 (허리)



디스크는 정말 진통제말고는 약이 없는 것 같다. 처음 의사 선생님도 6개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누워만 있으라고 했다. 하지만 살도 빼야 되고 근육도 만들어야 되고... 무엇보다 헬스클럽 회원권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PT도 열심히 받아야 했다. 그래서 트레이너에게 디스크 재활훈련코스를 부탁해서 계속 운동을 했다. 그리고 아직까지 고생 중이다. 나을만하면 이사한다고 무리하고, 나을만하면 집들이한다고 무리하고, 나을만하니까 이번엔 침대에서 떨어졌다. 병원을 옮겨도 CT나 MRI를 새로 찍어오라는 소리뿐 진단과 처방은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하자 다짐하고 보완할 아이템을 탐색했다. 바른 자세로 오래 앉아서 독서를 할 수 있는 의자... 유명한 독서 유튜버라는데 그 채널에서 두 가지 아이템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 하나가 '몰입체어'다. 의자 상판이 경사져있어서 엉덩이를 쑥 넣어서 앉게 되어있다. 자연히 다리 꼬기가 힘들어지고 허리가 쭉 펴진다. 다만 목은 약간 신경 써서 턱을 당겨 앉아야 한다. 목디스크 교정기라는 보조 턱받침대들을 많이 써봤는데 하나같이 효과가 없었다. 우선 다리를 꼬지 않고 허리를 쭉 펴서 장시간 앉아있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지금도 애용 중이다. 목디스크는 다음에 소개할 아이템에서 같이 해결된다.


2. 디스크 (목), 거북목 증후군 및 라운드 숄더


유튜버를 통해 찾은 두 번째 아이템이 독서대이다. 기존에 보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높이다. 눈높이에 맞게 책을 높게 거치할 수 있어서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된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도 이거 하나로 해결된다. 이 아이템을 획득한 이후로 '브런치 나우'를 더 많이 보고 있다.


다만 조립이 다소 복잡해서 독서실 같은데 가지고 다니기 불편하고 튀는 디자인이다 보니 이목 집중을 견딜 수 있는 분들만 휴대하고 다닐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독서대를 많이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고정대를 일일이 조작해 줘야 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단점이 있다. 또 책을 올리는 부분이 좀 작게 설계되어 있어서 양장본이나 두꺼운 책을 올릴 수 없는 것도 단점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앉아서 독서를 할 때 목, 어깨의 피로감은 확실히 줄여준다. 앞의 '몰입체어'와 함께 독서의 직업병을 예방하는데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최애템이다.


3. 시력저하


언제부턴가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이고, 스마트폰은 안경을 머리에 걸치고 팔을 쭉 뻗어서 눈살을 찌푸리고 봐야 하다 보니, 독서의 직업병보다 노화현상에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그것보다 독서용으로 가벼운 테의 안경을 갖고 있는 것을 자랑하고 얘기하고 싶다.


누워서 TV 보기를 좋아하고 억지로 운동도 해야 하다 보니 얇고 가벼운 테는 쉽게 휘고 망가져서 뿔테를 선호하는 편이다. 탄성이 강한 낭창낭창한 테도 써봤는데 뛰다 보면 충격에 잘 벗겨져서 금방 뿔테로 돌아왔다. 뿔테는 튼튼하고 막 쓰기도 좋으나 다소 조이고 시야가 막히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독서를 할 때는 단거리 초점에 맞춰서 얇은 금속테 안경을 착용한다. 가볍도 시야도 트여서 눈의 피로가 확실히 줄어든다.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은 기본! 퍼스널 컬러 컨설팅에서 추천받은 디자인의 안경테로 미모도 업그레이드시켜 주지만, 어차피 집에서만 쓰는 안경이라 의미가 없다.


4. 기타


뿌리를 찾아 떠난 경주여행에서 구입해 온 책갈피다. '천년의 미소'로 잘 알려진 경주의 수막새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책갈피이다. 천마도를 모티브로 한 필통과 첨성대를 모티브로 한 편지지를 같이 샀는데 휴가 기간 동안 고생한 후배들한테 선물로 줬다.


병원 때문에 휴가를 다녀온 사이 사고가 터졌는데 몹시 바빠서 사람이 궁했는지, 팀장이란 者가 부르더니 앞으로 휴가를 가지 말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그리고 반항의 의미로 연말까지 휴가를 전혀 안 썼다. 그런데 갑자기 임원 KPI로 팀원들 연차사용률이 올라오는 바람에 예정에도 없던 연말 장기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아휴 그게 벌써 5년이 넘은 얘기다.


유일하게 중독이라는 말이 허락된 음료. 내가 제일 사랑하는 음료. 커피 없으면 살아갈 자신이 없다. 어쩌면 의미가 없어질 지도... 향은 말할 것도 없고 신데 쌉싸름한 맛은 아무리 예찬해도 모자를 정도로 끝내준다. 여름에는 얼음을 넣어 많이 마셨으니 가을에는 따뜻하게 마실 예정이다. 사실 진정한 커피맛은 뜨거운 아메리카노 아니겠는가... 만약 집에 에스프레소 기계가 있었다면 거기에 한표 던졌을 거다. 요즘 모카포트라는 집에서 가스불로 에스프레소를 내릴 수 있는 기구가 있는 것 같지만, 똥손의 저주 때문에 자동커피머신으로 만족한다. 그래도 원두로 드립커피 맛을 어느 정도 재현해 내서 아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합체! 세팅 완료!


이렇게 5개의 아이템이 모이면 독서 준비가 끝난다. 뭐든 합체는 5단 합체, 변신도 5단 변신! 별도 다섯 개! 5가 좋다.


쓸모없는 것들 (a.k.a 돈X랄)


회사 다닐 때 6 시그마 MBB를 준비하라는 공장장의 주문으로 독서뿐만 아니라 공부를 하기 위한 세팅을 한 적이 있었다. 1룸에서 전동 책상을 사고, 2마트에서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스탠드를 샀다.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무릎으로 지탱하는 스툴의자도 사면서 3단 합체를 완성시켰다. 책상이 100만 원, 스탠드가 30만 원, 스툴이 20만 원. 도합 150만 원을 투자하여 꾸몄으나 항상 침대에 엎드려서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책상은 30만 원에 친구에게 팔았고, 스툴은 살 사람이 없어서 중고거래에서 나눔 했다. 스탠드는 그마저도 안 돼서 창고에 처박아 두었다. 욕먹어도 싸다 싸! 아주 그냥!


아직 갖고 싶은 것들… (미쳤어?)


아직 혼이 덜 났는지, 갖고 싶은 독서 용품이 또 생긴다. 그래도 옛날처럼 거(巨) 한 것들은 이제 쳐다도 안 본다는 이상한 논리를 세운다. '독서링'. 다행히도 구멍이 작아서 남자손에는 안 맞는다는 리뷰를 보고 구매를 보류하고 있다. 그리고 골프 치면서 생긴 방아쇠 수지 증후군 때문에 손가락 아파서 저렇게 책 못 본다. 그래도 갖고 싶긴 하다.


반성 조금 하자면, 이런 독서용품들은 집중하는데 1도 도움이 안 된다. (한 0.8 정도?) 다 견물생심이라고, 예쁘고 신기한 것들이 눈에 띄어서 독서 핑계 대고 갖고 싶어지는 건데... 막상 처음 몇 번 사용할 때는 좋다고 느끼지만 금방 익숙해지면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아 나서게 한다. 책이 좋고, 글이 좋고, 읽기를 좋아하고, 쓰기를 좋아한다면 어떻게는 하게 되어 있다.


정신 차리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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