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Time : Coffee or Tea
1월 11일
새벽에 잠이 깼다. 달력을 보니 1월 11일... '어! 1이 세 개나 있는 날이네... 하나가 하나뿐이라서 외로운 달, 하나가 둘이라서 좀 덜 외로운 날... ㅎㅎㅎ 갑자기 감성적이 됐네... 빼빼로가 아쉬워하겠다. 어! 잠깐만...' 갑자기 생각이 났다. 지나친 자의식 과잉 아닌가 싶어서 '이런 글 올리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뭘 잘못 먹었는지 일주일이 넘게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꾸역꾸역 글을 퇴고하다가 '오늘은 좀 쉬자~'라는 생각에 쉬운 길을 택했다. 첫 글을 발행한 날이 2023년 1월 10일이다. '일 년은 약 52주, 주말 빼고, 명절 빼고... 발행한 글이 246개니까 얼추 하루에 한 개씩 글을 쓴 셈이 되지?'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결심은 지켜진 듯하다.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아픈 날도 있었고, 이사도 했고, 컴퓨터 고장 난 날도 있었는데... 초반에 열정적으로 하루에 두 번씩 올렸던 날들이 잘 메꿔준 것 같다.
앞의 애송이 같은 글에서도 밝혔지만 처음 글쓰기는 이름대신 '자식 같은 책'을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첫 브런치 도전은 탈락이었다. (1년 전에는 '브런치'라는 이름이었는데... 세상에 일 년 사이에 이름도 바뀌었네... 그런데 옛날 이름이 좀 더 좋았다는...^^;;; 오늘은 일기 같은 글이라 이모티콘 말 줄임 원 없이 써볼게요...^^;;; 많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많이부'인가요?ㅋㅋㅋ)
'내 주제에 무슨...'이라고 또 쉽게 털어버리고 블로그에 전념하려는데, 그날따라 뉴스에서 은행권 희망퇴직자 얘기가 나왔다. 한참 유행하던 퇴사이야기를 쓰려고 했던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퇴사자가 쏟아져 나온다고!?'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싶어 부랴부랴 서점에서 <보통 사람을 위한 책쓰기_이상민 지음, Denstory 펴냄>을 사 왔다. 시키는 대로 기획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그리고 작가님이라는 호칭과 함께 소중한 글을 기대한다는 축하메일을 받았다.
구독자, 작가님들께...
변명을 좀 하자면, 말 그대로 '관심작가'이다 보니 (앗! 다른 구독자분들께 관심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ㅠㅠ) 꾸준히 쓰시던 분들인데, 소식이 뜸해지신 분들과 구독자가 아직 적은, 저 같은 분들 중에서 제가 그날그날 읽어서 '라이킷'도 누르고, 댓글도 올릴 수 있는 능력이 닿는 수가 20분이라고 생각해서 '20'이란 숫자를 유지 중입니다. (앗 그러고 보니 브런치 팀이 포함되어 있으니 '19'이네요 21로 바꿔야겠습니다. ^^)
아마도 중간에 구독취소가 된 분들은 이미 구독자수는 성공한 작가님들 이시니 목록에서 빠진 걸 자랑스러워하셔도 됩니다. (이러면 또 남아있는 분들께 실례가 되겠네요... 다시 '유유') 어쨌든 관심작가 목록에 없어도 꾸준히 찾아가 읽고 있습니다. (구독자 빠진 것 들킬까 봐 라이킷을 못 누르고 있었는데, 이제 이실직고했으니 눌러도 되겠죠? 한 번만 봐주세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많은 작가님들 글도 '라이킷'타고 들어가서 꼭 읽고 있습니다.
사실 라이킷 품앗이처럼 생각하시고 자존심 상해하실까 봐 조용히 읽고만 오기는 합니다. 그렇게 찾아가 보면 다들 성공하신 작가님들이라서 스스로가 좀 창피하기도 하고, 그럴 깜냥이나 되나 염려도 되고, 연애편지 문 아래로 툭 던지고 오는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뭐 이래저래 핑계만 쌓았네요. 그냥 혼자 생각에 천 명 중에 '-1'이랑, 2~30명 중에 '-1'은 무게감이 다를 것 같았습니다.
항상 새로운 길을 꿈꾸는...
저는 글빨도, 말빨도 딸리는 사람입니다. 어릴 때는 패기로 밀어붙여서 몰랐는데, 최근에는 회의시간에 호기롭게 의견제시했다가 항상 꾸중만 듣고 의기소침해지는 사람이었습니다. 과거형인 것은, 아시겠지만 이제는 퇴사를 해서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에 대해서 더 이상 고민하는 사람이 아니게 되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방구석에서 항상 새로운 꿈을 꿉니다.
제 자랑 좀 하자면, 운 좋게 부모님 잘 만나서 금수저, 은수저 같은 귀금속까지는 아니지만, 방짜유기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수저'로써의 역할 제대로 하고, 온기, 냉기 잘 유지하고, 무엇보다 사람에게 무해합니다. 세균증식도 억제하고, 몸에 안 좋은 게 있으면 색깔변화로 알려주는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새로운 수저계급이 나타났지요? 그렇습니다. 저는 방짜유기 같은, 제 역할 제대로 하고,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제도 너무 개인적으로 암울한 이야기를 쓴 것 같아서 '에라 될 대로 돼라'라는 심정으로 새벽에 용기 내어 발행을 눌렀는데... 오늘은 부끄러움에 새벽에 발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안 보시게... 아는 분들만 보시게... 새벽에 슬쩍 발행 누르고 오늘 하루는 사라지렵니다. 사실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서, 좀 더 누워있어야겠어요. 생각 너무 많이 하면 말 그대로 머리에 쥐가 나더라고요...ㅜㅠ
앞으로도 '많관부' ^^
※ 추신 : 감기 조심하세요. 건강도 조심하시고, 밖에 눈이 쌓여있으니 외치고 싶네요.
오 겡끼데스까~? 와다시와 겡끼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