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노는데,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6)
잘살아보세
'그래 난 못산다.' 그렇다고 얼마 못 산다는 얘기가 아니다. 돈이 없다는 소리다. 전에 한 구독자분이 저작권 등록해야겠다고 칭찬해 준 멘트인데,
"있는 건 돈뿐인데... 그게 많이 없을 뿐이다."
그래서 한 번 잘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 발버둥 치고, 계속 쥐어짜봤는데, '이러다 내 명대로 못 살지...'라는 소리만 절로 나왔다. 그래서인지 돈 없이 못사는 지금은 아주 잘 산다. 자~알 살고 있다. 이러다 내 명보다 더 살면 어쩌나 걱정이 될 정도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휴가나 방학처럼 기간을 정해놓고 잠깐 노는 게 아니니까 뭔가 의미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압박도 없다. 앞으로 어쩌겠다는 계획도 없다.
잘 살아보세
아니지... 또 거짓말 치네... 어쩔 수 없는 J 성향이라서 계획은 세워봤다. 그런데 또 잘살려고 스스로를 못 살게 구는 것 같아서 계획단계에서 '그만'을 외쳤다. 분명히 뭔가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하기는 할 건데, 기간 정해 놓고 돈 써서 경험하는 그런 것 말고,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일을 시작할 것 같다.
그것이 얼마 전까지는 독서였고, 지금은 글을 쓴다. 글도 얼마 전까지는 일기나, 에세이를 가장한 푸념을 쓰다가, 지금은 이야기(소설)를 쓰고 있다. 어쩌면 그것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고, '내'가 될 계획을 세우는 중인지도 모른다. 내 입장만 생각하고, 내 처지만 한탄하는 그런 글이 아니라 전지적인 시점으로 나에게 일어났던 사건들을 재구성해서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시점이 되어보면 세상은 달리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도 한 번 자~알 살아보세
하지만 아직까지 역시나 아마추어... 아직은 습작... 인생이라는 무대에 프로는 없다고 했던가? 인생에서는 모두가 연습생. 당연히 연습만 죽어라고 하다가 데뷔 못할 수도 있다. 데뷔한다고 해도 인기 없이 조용히 사라지는 '듣보잡'이 될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은 참 공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