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X, 금성에서 온 Y, 지구를 떠나는 Z.

경계를 경계하라.

by 철없는박영감

X세대, MZ세대, 밀레니얼 세대... 온갖 용어들이 사람을 분류하고 있다. 아마도 과학적으로 해석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그렇게 포장한 거겠지...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 기존의 철학으로 통용되던 학문을 분류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요즘말로 전문화, 효율화가 된 것 아닐까? 그런데 수천 년이 지나 이제는 사람까지 분류하고 있다. 사람이 그렇게 무 자르듯이 뚝딱 나눌 수 있는 것인가? X세대, Y세대, 밀레니얼 세대... 사전이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봐도 정의가 여러 가지이다. 왠지 자기들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편한 대로 끼워 맞춰놓은 느낌마저 든다. 특히 '90년대, 2000년대'는 너무 애매하다.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은 어떡할 거냐? 99년 12월 31일에 태어난 사람은 X세대인가? Y세대인가? 밀레니얼 세대인가? Z세대인가?


X세대는 처음에 마케팅 용어였다. 우리나라에는 베이비붐 2세대 정도 되려나? 내가 1979년 생이니까 아마도 X세대의 끝자락일 것이다. 이병헌, 김원준을 앞세운 남성화장품광고에서 X세대라고 떠들면서, 새로운 마케팅 대상으로 떠받들어주며 소비를 부추겼다. X세대 전에는 오렌지족이 있었다. X세대가 보면 촌스러운데 어른들은 X세대와 오렌지족을 같은 세대로 묶었다. X, Y세대? Y세대는 똑같은 이유로 기분 나쁘다. MZ? Z세대 마찬가지일 것이다. MZ는 잘 모르겠지만, X세대를 관통한 사람으로서 느낀 X, Y세대차이는 79년과 80년이 경계이다. 교과과정이 5차와 6차로 나뉜다. 내가 마지막 5차 교과과정을 배운 세대이다. 몰랐는데 공무원 시험을 공부하면서, 특히 국어와 역사 강사들이 교과과정 얘기를 많이 했었다. 만약 X세대와 Y세대를 꼭 분류해야겠다면 79년과 80년 사이가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이 다르다고 98학번과 99학번이 다른가? 그럼 재수한 사람들은? 사람을 분류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요즘은 MBTI로 성격을 구분 짓더니... 이제는 퍼스널컬러라고 외모도 구분 짓더라. 여기도 저기도 끼지 못하는 경계선에 있는 사람은 어떡할 것인가? 사람이 아닌가? DISC나 MBTI 같은 성격유형검사는 원래 기업체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을 유도하기 위해 실시한 교육'이었다. 그런 것이, 또 마케팅 짓일 거다, 별자리 운세 보듯이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 처음은 사회학자들이 사회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용어를 만들었겠지... 그것을 마케팅에서 잘 이용해 먹는 것이고... 그렇게 사라져 간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최근에 'YOLO'가 그랬고, 지금은 '파이어족', 한 때는 건강한 삶을 위해 '슬로 라이프'도 한참 유행했었고, 에지 있는 삶을 추구한다고 아이라인 삐죽 올리고 어깨에 뽕 한껏 부풀렸던 때도 있었다. 집도 공포의 체리몰드라고 불리는 것이 세련된 시기가 있었고, 지금 유행하는 화이트 우드 인테리어도 나중에 공포의 시댁 인테리어라면 놀림받을 수 있다. 그냥 내 거 하면서 살자. 나만의 길을 걷자. 안될까? 불같이 일어났다가 사그라드는 유행을 좇지 말자. 그리고 저런 분류방법에서는 항상 소외받는 경계선상의 사람들이 있다. 경계를 경계하자. 나도 경계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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