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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없는박영감 Dec 24. 2024

저는 보수좌파입니다.

많이 복잡하시죠?

보수=우파, 진보=좌파?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10시 30분경 선포된 비상계엄 때문에 대한민국은 느닷없이 이념 전쟁터가 돼버린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양갈래로 나뉘어버린 대한민국. 거기에 젠더와 세대갈등까지... 그런데 그 와중에 부정선거 음모론이 비상계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며 '극우 유튜버'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여기서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극우'가 있다면 대척점에 '극좌'가 있는 건가? 그런데 '극좌 유튜버'라는 말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럼 혹시 '극좌'를 파악하면 '극우'의 성향을 알아낼 수 있는 건가? 그래서 극우인사들이 '극좌'세력을 뭐라고 표현하는지 찾아봤다. 그들은 다소 자극적인 '종북 공산당(빨갱이)'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극우'의 성향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극우는 공산주의의 대척점... 즉, 시장경제? 엥? 뭐야?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결 아니었어? 헷갈려 @.@ 보수우파, 진보좌파 하는데, 그럼 나는 어디에 속하지?


    참~! 용어라는 게, 정의(定義)가 명확하게 되어서 사용되면 좋은데... 이게 번역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설명을 위한 비유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이 계속 쌓이다 보니... 상대적이라고 할까? 글의 맥락에 따라 이해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자! 일단 이것부터 정리하고 가자! 보수우파, 진보좌파는 사전적 의미 때문에 따라다니는 것뿐이다. 즉, 보수좌파도 있고, 진보우파도 있다는 말씀.


보수 (保守) : 1.    명사, 보전하여 지킴. 2.    명사,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함.

진보 (進步) : 1.    명사,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짐. 2.    명사,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함.
우파 (右派) : 1.    명사, 우익의 당파. 2.    명사, 어떤 단체나 정당 따위의 내부에서 보수주의적이거나 온건주의적 경향을 지닌 파.

좌파 (左派) : 1.    명사, 좌익의 당파. 2.    명사, 어떤 단체나 정당 따위의 내부에서 진보적이거나 급진적인 경향을 지닌 파.


보수와 진보는 경제에서 온 말이다.


    경제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국부론」에서 저자 애덤 스미스는 이렇게 말한다.


국가는 여러 경제 활동이 간섭하지 않는 자유 경쟁 상태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의 질서가 유지되고 발전한다.


그리고 그 유명한 수요-공급 곡선(세이의 법칙)에 따라 정해지는 '가격'이 보이지 않는 손임을 내세우며 자유주의경제이론(고전경제학파)을 발전시킨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공급을 전부 수요로 받아내던 시장이 그 능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대공황이 온 것이다.


    이 경기침체기에 케인즈는 정부의 재정지출을 통해 유효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며 수정자본주의경제이론(케인즈 학파)을 발전시킨다. 그 결과 나온 정책이 바로 '뉴딜 정책'이다. 이때 고전경제학파의 경제이념보다 진일보한 경제이념이라는 뜻으로 이른바 '진보'라는 이름을 붙인다. 케인즈 학파의 진보경제이념, 즉 수정자본주의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적극개입을 내세움과 동시에 복지 정책을 통한 사회 구성원의 기본적 생활 보장을 통하여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복지국가를 이상적인 국가 형태로 보았다.


    하지만 여기가 문제의 끝이 아니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물가와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원인으로 정부의 과도한 간섭이 지적되면서 이전까지 주류를 이뤘던 케인즈 학파에 반기를 들며 자유주의경제이념으로의 회귀를 주장한다. 이때 이른바 '보수'라는 이름이 붙는다. 하지만 기존 고전경제학파의 자유주의경제이념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고전경제학파가 그야말로 자유방임주의였다면, 이번에는 정부간섭의 최소화를 주장한다. 영국 대처리즘이나 미국 레이거노믹스의 '작지만 강한 정부'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앞에 '신'을 붙여 신자유주의경제이념이라고 부르며 '보수'라고 칭했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보수는 자유와 시장의 기능을 중시하며, 어느 정도의 차별(불평등)을 인정한다. 진보는 복지국가를 이상적인 국가 형태로 본 만큼, 평등... 특히 기회의 평등을 중시한다. 이걸 넘어서서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아야 '극우'가 주장하는 '진보 = 공산당(빨갱이)', 이 프레임을 씌울 수 있다. 즉, 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자유민주주의의 두 가지 큰 축인, 자유와 평등 중 어느 것을 더 중요시하느냐의 대결이다. 사상, 이념과는 전혀 상관없는 말이다. 우리나라 정치가 이상하게 선동한 결과일 뿐이다.


우파와 좌파는 역사(프랑스혁명)에서 온 말이다.


    프랑스혁명이 한창이던 1789년 8월 28일. 국민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시끌벅적했다. 국민의회 결정에 왕이 반대할 수 있는 거부권을 인정할지 여부를 두고 왕당파와 공화파 간 논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표결에 부치기로 한 순간, 왕당파는 연단의 오른쪽으로, 공화파는 왼쪽으로 모여들었다. 일어서거나 앉는 것으로 표결을 하던 당시 관행상,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앉는 것이 수를 세기 편하다는 이유였다.
    공화파가 왕당파를 타도한 뒤 구성한 1792년의 국민의회에서도 의장석 오른쪽에 온건 개혁세력인 지롱드가, 왼쪽에 급진 개혁세력인 자코뱅이 자리를 잡았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대체로 체제 안정을 우선시하면서 점진적 변화를 주장하는 세력이 오른쪽에, 개혁을 지속하면서 더 큰 변화를 이뤄내려는 세력이 왼쪽에 앉는 관례가 생겼다. 이것이 지금까지도 흔히 사용되는 좌파·우파라는 용어의 기원이다.
    용어의 유래만 따지면, 좌파는 변화 우파는 안정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화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변화 그 자체는 특정 세력의 가치나 철학이 될 수 없다. 또한 프랑스혁명 이후 정치·경제·사회 모든 면에서 큰 변화가 이뤄지면서, 우파 역시 변혁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현대 학자들은 좌우를 ‘변화의 유무’가 아닌 ‘변화의 크기와 방향’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좌파와 우파는 각각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가. 많은 학자들은 이 물음에 대한 단서를 ‘인간’에서 찾는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냐에 따라 그들의 지향점도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 등의 문제는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 따라 나타나는 표피적 현상일 뿐, 본질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들에 따르면, 좌파와 우파 모두 현실이 불평등하고 부조리하다는 데 동의한다. 차이는 인간의 이성에 대한 신뢰 여부다. 좌파는 인간의 이성을 크게 신뢰하기 때문에, 사회 도처에 깔려 있는 문제들을 인간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이 사회적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운명’이 아니며 사회가 진보하지 못한 탓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잘못된 구조를 뒤엎고 ‘이상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면 모두가 지금보다 잘 사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현대 사회에서 시스템을 만드는 주체는 국가다. 그래서 좌파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가능한 국가에 많은 역할을 부여하는 ‘큰 정부’를 선호하며, 직접 시장에 개입해 불평등과 불공정을 해소하려 한다. 일반적으로 좌파의 특성을 큰 정부 선호, 평등 우선시 등으로 설명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우파는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지 않는다. 우파가 보기에, 인간에게 본능이 있는 이상 완벽한 사회는 존재할 수 없다. 때문에 오랜 기간에 걸쳐 자연적으로 생성된 지금의 시스템과 전통을 존중해야 하고, 이를 인위적으로 뒤바꾸면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파는 어느 정도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되, 공동체 유지를 위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쪽을 택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파는 국가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개인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고 믿는다. 국가의 개인권 침해는 오직 법률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우파가 작은 정부와 자유, 법치주의를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우파도 정부의 역할 확대에 동의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철학은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좌파와 진보주의, 우파와 보수주의를 동일시하는 것은 일리가 있는 접근이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좌파는 변화를 요구하는 진보적인 세력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적·공간적으로 시야를 넓혀 보면, 좌파와 진보주의, 우파와 보수주의를 등치 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령 이미 좌파적 가치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우파도 진보주의가 될 수 있다. 또한 좌파는 ‘완벽한 사회’를 꿈꾼다는 점에서, 좌파와 우파가 모두 진보주의로 묶이는 그림도 가능하다. 좌파=진보주의, 우파=보수주의라는 등식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출처 : 시사오늘(시사ON)(http://www.sisaon.co.kr)


    시장경제체제하에서 평등보다는 자유시장경제를 더 중시하는 나는 보수이고, 민주주의체제하에서 청산되지 못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좌파이다. 그래서 나는 보수좌파이다. 앗! 그런데 중도층이라는 더 멋진 말이 있다. 요즘은 중도우파, 중도좌파로 또 나누는 것 같던데...


확실한 것은 중도층은 박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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