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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건강해야 목소리도 건강하다

호흡, 발성은 기본! 하지만 잘 못해도 성우 될 수 있어요

by 철없는박영감

기다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재밌는 건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매거진 쓸 때가 제일 행복하다. 의욕이 넘치고 생기가 돈다. 4시간을 한자리에서 써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 매일매일 글을 쓰기 위해 산책도 하고 음식도 가려먹고 물도 잘 챙겨 먹는다. 마음가짐을 바로 하기 위해 청결유지에 신경 쓰고, 주변에 너저분한 것들은 바로바로 청소해서 상쾌한 환경을 유지한다. 날마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쾌쾌한 냄새가 나지 않게 빨래도 자주 한다. 환기도 자주 한다. 마스크를 쓰지만 면도를 매일하고 양치질도 꼼꼼히 하고 손도 자주 씻어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이냐고? 아니다 바로 이것이 성우지망생 컨디션 관리의 핵심이다. 본인이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에너지가 완충된 상태, 하고자 하는 의욕이 충만해져서 학원에 가야 한다. 직장인 지망생의 고충, 아니다 요즘은 불금 문화 때문에 모든 지망생에게 해당된다. 특히 주말반에 술냄새 풍기면서 오는 지망생들이 있다. 안 오느니만 못하다. 과음했으면 회복에 집중하자. 그리고 성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학원 오는 전날에 술은 안 마시는 것이... 주중반들도 매주 연기수업과 녹음수업을 각각 할 텐데 보통 저녁 7~9시까지 수업이 진행된다. 학원가는 날은 일찍 일을 마치고 피곤함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학원에 가야 한다. 피곤에 찌들어서 학원에 가면 그날은 공치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 안 가느니만 못하다. 피로를 푼다고 자는 것은 더 안 좋다. 몸이 쳐지고 목도 잠겨서 잘못하면 성대가 다칠 수 있다. 남자 지망생들 중에, 겨울은 그나마 좀 나은데 여름인데도 옷에서 땀냄새 그대로 풍기면서 오는 친구들이 있다. 자신을 위해 다른 학원생들을 위해서라도 개인위생은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안 그러면 본인 옆자리를 슬슬 피하는 같은 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거다. 가끔 3인용 소파에 혼자 앉을 수 있는 특전도 있다. 특히 혼자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하면서 공부하는 지망생들은 라면 먹지 말고 밥 잘 챙겨 먹고 운동도 하고 빨래도 하고 환기도 하고 자기 몸 자기가 잘 챙겨야 한다. 몸이 건강해야 목소리도 건강하다. 본인은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마이크를 통해서 녹음된 목소리에는 몸 컨디션이 그대로 묻어난다. 성우지망생은 템플스테이 같은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금욕주의라고 멋있게 표현한다.


이전 글에서 중간에 카페인 음료 이야기가 잠깐 나왔었는데 다시 말하면 카페인은 목을 마르게 해서 좋지 않다. 커피, 초콜릿, 콜라(탄산음료 포함), 녹차, 홍차 종류가 포함된다. 그런데 나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그렇고 커피를 끊기는 쉽지 않다. 콜라도 마찬가지고... 스트레스 쌓이느니 그냥 먹어도 된다고 하는 선생님들도 있고, 목 나가는 수가 있다고 절대 안 된다는 분도 있다. 모든 주장에는 절충안이 있기 마련... 커피, 콜라는 되도록 안 마시되 만약 마셨으면 물을 많이 마실 것. 나는 절대 헬스 트레이너가 아닙니다. 회원님~! 한 개 더... 자 마지막 한 개... 에헴! 결론은 물이 가장 좋다. 온도도 앗 뜨거워하는 온수나 이가 시릴 정도의 냉수는 성대를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이 가장 좋다. 여름 아니면 얼죽아도 포기하자. 이상하게 평소에는 잘 안 지키다가 학원만 오면 일주일치 물을 마시는 것처럼 몇 리터씩 마시게 되는데...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부작용이 있다. 평소에 목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도 마찬가지 성우님들도 애주가들은 술 엄청 마신다. 딱 한 가지 맥주는 공통적으로 잘 안 마시는 것 같다. 어떤 분은 차라리 독주를 마셔라 하는 분도 있는데... 그다지 추천은 하지 않는다. 탄산음료는 목관리 말고도 가스 때문에 곤란한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녹음 전에는 안 마시는 것이 낫다.


음식은 맵고, 짜고, 뜨겁고…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라고 조언은 해주시는데... 수업시작 전에 선생님께 점심 드셨어요? 뭐 드셨어요? 이렇게 인사 나누다 보면 짬뽕 드시고 오시는 분 많다. 매운 거 좋아하시는 분은 그거 또 포기 못하시더라... 다만 매운 음식은 입소리 많이 날 수 있으니 양치질을 잘하자.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 결론은 음식과 음료는 개인의 체질도 있고 해서 너무 과하지 않게 적당히만 하면 되는데, 다만 녹음이나 학원 오기 전에는 관리를 좀 해주는 것이 좋다. 배고파서 꼬르륵 소리 나는 것도 민폐가 될 수 있다.


담배는 당연히 안 하는 게 베스트다. 그런데 나도 그렇고 선생님들 중에도 담배 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나는 지금은 완전히 끊었는데, 학원 끝나고 멤버들과 주변 커피숍에서 오늘 수업 이야기하면서 담배 엄청 피웠더랬다. 담배는 해로우니 애초에 시작을 안 하면 좋고, 애연가라면 이번 기회에 끊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운동은 자신의 몸상태에 맞게 하면 된다. 폐활량을 위해 수영, 등산, 자전거, 달리기 같은 운동을 제일 많이 하는 것 같고, 요가, 필라테스, 명상 같이 심신안정을 시켜주는 운동도 많이 한다. 나는 수영은 어렸을 때부터 했고, 요가를 조금 했는데 확실히 몸에 균형이 맞춰지니 등, 허리가 덜 피곤했다. 소리를 지르다 보면 등, 허리가 꽤 아프다. 디스크 있는 분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성들은 하이힐 포기 못하는 분들 있는데 그렇다면 코어근육을 위해 웨이트 추천한다. 진짜 마지막이요. 회원님~ 3개월 끊으시면 할인 들어갑니다. 에헴! 힐 포기가 덜 힘들 거다. 웨이트도 아주 좋은데 몸안에서도 소리가 반사되어 울린다. 지방보다 근육이 잘 반사되어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확실히 지방보다 근육이 수명에도 좋고 목소리에도 좋다. 성우님들이 다른 건 몰라도 복근은 기본적으로 다 장착하고 계신 것 같다. 성악가처럼 몸통 자체 울림이 좋으신 분들도 있다. 울림통이라고 하는데 동굴소리가 난다. 이 분들도 원래 몸이 큰 게 아니라, 신인 때는 호리호리 하셨던 분들이 계속 훈련을 하다 보니 울림통이 커져서 몸이 커진 분들이 많다. 결론은 근육, 특히 복근이 중요하다. 스트레칭은 기본이다. 모든 수업, 녹음 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서 목과 어깨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기본이다. 나도 처음에는 날씬한 상태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허리치수가 좀 늘었다. 복식호흡을 계속하다 보니 몸통자체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운동을 안 해서 근육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으니 살만 찌우면 안 된다. 사실 복식호흡을 제대로 하면 근육이 안 생길 수가 없다.


환절기가 성우지망생들에게는 최악의 계절인데, 반드시 목은 잘 감싸고 다녀야 하고, 비염... 아... 이건 그냥 병원 가서 치료받는 게 낫다. 아마 비염환자들이 더 잘 알 것 같다. 나는 비염은 없어서... 참고로 비염 있는 성우분들 꽤 많다. 비염이 성우가 되는 길에 걸림돌은 아니다. 집에서도 가습기 잘 쓰면서 환절기를 무사히 지나가자. 그런데 이것도 과하면 부작용이 있다. 나는 목을 보호한다고 매일 손수건 목에 두르고 집에서 가습기 빵빵하게 틀어놓고 지내기를 5년을 하니 목이 너무너무 예민해져서 지금은 훈련을 안 하는데도 집안 습도가 60%가 안 되면 건조해서 못 산다. 외출 시 스카프, 목도리는 기본이다. 적당히 챙기자. 생활이 피곤해진다.


이 모든 것이 소리를 위한 것이다. 특히 호흡과 발성. 호흡과 발성도 결국에는 소리를 위한 것이다. 소리의 공명. 성우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그리고 연기를 하는 모든 배우는 숙명적으로 호흡과 발성 훈련을 해야 한다. 이것은 연기 배테랑들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는 루틴이다. 성우지망생 카페에도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호흡이 이게 맞나요? 발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이다. 호흡은 당연히 복식호흡이 기본이고, 발성은 공명연습이 중요하다. 사실 호흡과 발성은 내가 쓸 수 없는 분야다. 성우지망생 카페에 가면 호흡, 발성 관련해서 사짜들이 너무 많은데, 카페, 유튜브, 포털사이트 검색 같은 곳에서 보고 무작정 따라 하지 말자. 학원을 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호흡과 발성 때문이다. 이것은 글로 설명할 수 없다. 가끔 느낌으로 설명하는 분들도 있는데 발성 기관은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 앞에게 직접 해보면서 배워야 한다. 잘못하면 목 나간다. 호흡과 발성은 기본이기 때문에 매일 훈련해야 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런데 간혹 호흡과 발성이 완성돼야 성우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그냥 호흡과 발성은 평생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성우가 돼서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성우는 호흡과 발성을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고 연기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이점을 명심해야 한다. 호흡과 발성은 연기를 잘하기 위한 수단이지, 호흡과 발성을 잘한다고 연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성우는 잘하면 좋지만, 마이크를 쓰기 때문에 연극 무대처럼 발성을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호흡도 길면 좋지만 호흡이 짧아도 노련미와 스킬로 이를 극복하신 성우님도 많다. 결론은 호흡과 발성은 잘 그리고 제대로 해야 한다. 하지만 못해도 상관없다. 평생을 수련해야 하는 것이다. 연기자는 연기하는 사람이지 호흡, 발성하는 사람이 아니다. 호흡과 발성은 목이 덜 상하게 연기를 오래 할 수 있게 해 준다. 그것만 명심하자. 여기서 한 가지 일반사람들은 목소리가 좋고 나쁜 것이 발성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100% 틀린 말은 아니다. 발성도 중요한데, 목소리가 좋다고 느끼는 부분은 발음과 톤이 더 영향이 크다. 글로 치면 글을 아무리 잘 써도 띄어쓰기 엉망이면 좋은 글이 아닌 것과 같다. 허스키한 목소리의 오상진과 중저음 목소리의 쌈디 중에 누가 목소리가 더 좋다고 느껴지는가? 발음과 톤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얘기하겠다. 간단히 발음은 입모양. 톤은 흔히 말하는 '솔'톤이 친절한 느낌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호흡과 발성은 유튜브, 카페, 포털사이트 같은 데서 검색해서 무작정 따라 하지 말자. 특히 학원 다니기 어려운 미성년자 친구들...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교 가서, 혹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전문가에게 제대로 배우자. 사짜들 얘기 듣고 혼자서 연습하지 말자. 목은 한번 나가면 되돌리기 힘들다. 성대결절로 주변에서 꿈을 포기하고 중도하차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그러니 몸에서 사리가 나올 수 있을 정도로 담배도 피우지 말고, 술도 마시지 말고, 커피, 콜라 줄이고, 운동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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