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의 방식 (5)
퇴화된 꼬리를 다시 만들어주는 현상
“문 닫아라. 아직 꼬리가 덜 들어왔는가 보다. 음?”
어릴 적 겨울이면 큰엄마에게 자주 들었던 말입니다. 문을 열 때마다 밀려오는 한기에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이죠. 그런데 혼자 살다 보니, 이제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냥 문 다 열어놓고 평균온도로 퉁치자는 주의라서, '따뜻한 방과 찬 방이, 문 열어두면 알아서 합의점을 찾겠지… 뭐.' 이런 식입니다. 저 많이 웃기죠?
혼자 살면 혼잣말이 는다더니, 이제는 방들마저 '윌슨'으로 만드는 경지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이번 난방의 방식은 ‘단열, 보온’을 생각해 봤습니다. 단열의 기본은 차단과 밀폐입니다. 틈새를 막고, 벽을 둘러싸서 찬 기운이 침범하지 못하게, 따뜻한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즉, ‘문 닫음, 걸어 잠금’의 기술이죠. 그거 아세요? 가장 효과 좋은 보온재는 공기층이랍니다. 열전도율이 가장 낮다나요?
그래서 문을 닫는다는 건, 교류를 멈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문을 닫아놓고만 있으면 따뜻하지만 공기는 정체되고, 머리가 아파지며, 몸은 점점 꼼짝도 하기 싫어지다가, 마음마저 고립됩니다. 단열과 보온은 따뜻함을 지키는 기술이지만, 지나치면 고립의 기술이 되기도 합니다. 안정을 위해 닫은 문이 어느새 나를 가두는 벽이 되기도 하죠.
가끔은 환기가 필요합니다.
찬바람이 들어오더라도, 한 번쯤 창문을 열고, 공기를 바꾸고, 마음을 털어내야 합니다. 보온과 환기 사이, 그 균형이 삶의 리듬 아닐까요? 닫는 것은 기술이고, 여는 것은 용기입니다. 기술과 용기가, 지들이 알아서 합의점을 찾을 겁니다. 찬바람이 들어와도 괜찮아요. 그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다시 신선한 따뜻함이 깃들 테니까요.
오늘은 기온이 낮더라도, 마음의 창 하나쯤은 열어두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