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 글 vs 공감받는 글

Part 3. 나와 연결되는 사람을 찾고 싶다 (1)

by 철없는박영감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숲 속의 현자가 보내는 마지막 인생 수업」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책에서, 내 마음에 콱 박힌 내용이 하나 있다.


불교에서는 '인연'이라 한다. 소승불교의 스님들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눈빛도, 표정도 없이 그저 망부석처럼 앉아 있을 뿐이다. 누군가 먼저 다가와 '도와드릴까요?'라는 말을 건네기 전까지는 강요나, 요구나, 요청, 아니 전혀 그런 낌새도 없이 그냥 기다린다. 스스로 그럴 마음이 드는 것, 절대 들게 하지 않는다. 그냥 딱 봤을 때, '내가 저분은 좀 도와드려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인연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런 인연은 모르는 이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서게 한다. 버스정류장에서 비 맞고 서 있는 누군가에게 슬쩍 우산을 씌워준다거나, 밤늦게 큰 가방을 메고 버스에 타는 학생들의 짐을 받아준다거나, 무거운 짐을 옮기는 데 맞잡아주는 손. 바로 그것이다. 거창하지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은 마음 따뜻해지는 온기.


글도 그렇다. 쓰인 순간부터 독자에게 읽히기를 기다리지만, 작가가 억지로 손을 뻗어 붙잡을 수는 없다. 읽히는 글은 인연처럼, 누군가의 마음이 먼저 움직일 때 비로소 성립한다. 공감받는 글을 쓰겠다는 야망은 나에게 없다. 그런 자의식 과잉은 중2병처럼 느껴진다.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이다'는 말은 역설적이게도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그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쓸 뿐이다. 글은 억지로 독자를 붙잡지 않는다. 인연이 닿을 때까지, 그저 자리에 앉아 기다린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것은, 인연이 닿았을 때, 나도... 그 누군가도... 그것을 악연이라 생각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인연을 기다리는 글을...


매거진의 이전글진짜 이해는 어디서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