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시작, 연결의 가능성

Part 3. 나와 연결되는 사람을 찾고 싶다 (3)

by 철없는박영감

종합예술


질문은 혼잣말일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응답하는 순간, 그것은 대화가 된다. '당신은 나를 이해하나요'라는 물음은 결국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초대장이었다. 대화는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세계를 인정하는 태도, 오해와 진실 사이에 다리를 놓는 과정이다. 말이 오가는 순간, 우리는 서로 다른 기준을 인연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발견한다.


대화는 앞서 한 영화 얘기처럼, 주제나 내용보다 다른 것... 그러니까 누구와 대화했느냐, 어디서 대화했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종합예술이라고 까지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말투, 목소리, 체취, 외모, 대화 장소의 분위기, 시간, 온도, 향기, 배경음악까지... 이 모든 것들이 대화를 이루는 요소가 된다.


글은 독자에게 닿아 응답을 불러낼 때 대화가 된다. 그 순간 무대는 내 머릿속에서 독자의 머릿속으로 확장된다. 평행우주처럼, 내 머릿속의 글은 독자에게 읽히며 다시 그 안에 새로운 이미지를 심는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곧 대화를 한다는 것이고, 대화는 언제나 연결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 이미지를 풍부하게 하려면 경험이 필요하다. 꼭 거창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소소하고 쉽게 잊히는 순간들을 잡아내는 시선이 필요하다. 재밌는 글은 아름다운 문장이나 수려한 묘사보다, 작가의 독특한 관점이 느껴지는 글이다. '이걸 이렇게 풀어내네… 똑같은 걸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그런 시선을 키우기 위해 나는 작은 일이라도 계속 도전한다. 면접을 보러 다니고, 세상과 부딪히려 한다. 목표가 돈벌이나 지위가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한 것이 되니 괴롭지 않다. 오히려 즐겁다. 모든 것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되니 여유가 생긴다. 꼭 붙여달라고 아부할 필요도, 나를 버릴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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