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조건

Part 3. 나와 연결되는 사람을 찾고 싶다 (4)

by 철없는박영감

Gen Z Stare


실수를 두려워하는 마음. 그 마음이 눈빛에 드러난다. 무표정한 얼굴, 상대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시선 속에는 '내가 틀리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숨어 있다. 거기에 추가로 상대방이 일단 말을 하고 있으니 '들어는 드릴게'라는 배려의 오작동도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즉 공감의 조건은 완벽함이 아니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관용, 어설픈 고백, 삐걱거리는 말투라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아량, 그 속에서 오히려 연결이 시작된다. 실수를 두려워하는 순간 대화는 막히고, 실수를 드러내는 순간 대화는 열린다. 그건 나도 너도 마찬가지다.


글도 그렇다. 매끄럽지 않은 문장, 개성을 드러낸 다듬어지지 않은 표현이 오히려 독자에게 진짜 마음을 전한다. 공감은 완벽한 문장에서가 아니라, 흔들리는 고백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곧 공감의 조건이다.


다만 인터넷 용어와 비문으로 채워진 글은 지금 당장은 공감이 가고 이해도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자리에 남는 것은 공허함뿐이다. 공감이 오래 지속되려면 순간의 유행을 넘어서는 언어가 필요하다. 그래서 속어와 은어 대신 표준어를 쓰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감은 흔들리는 고백에서 시작되지만, 오래 남는 언어 속에서 비로소 깊어진다. 그 깊음이야말로 세대를 넘어, 시대를 넘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대화의 조건이다. 그래서 나는 남녀노소, 외국인도, LGBTQ도, 동물도, 식물도, 외계인도... 전 우주에 통하는 대화를 꿈꾼다. 그리고 그런 글을 쓰겠다는 새해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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