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통해 너에게 닿다

Part 3. 나와 연결되는 사람을 찾고 싶다 (5)

by 철없는박영감

불만과 상처, 설움에 사로잡혀 살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은 내 편이 아닌 남편 같았다. 늘 세상과 이혼하는 꿈을 꾸며 버텼다. 나는 사랑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소박맞은 여편네였다. 그런 세상이 싫어 발악을 했지만, 발악을 하면 할수록 나는 남편이 되어갔다. 싫어하는 사람을 닮아간다는 폭력의 대물림, 그 속에서 나도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후회가 밀려왔다. 그땐 왜 그랬을까? 지금 만나면 정말 잘해줄 수 있는데... 다시 잘해보려고 단추를 전부 풀었지만, 어긋남으로 이어졌던 인연은 다른 단추구멍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했던 그대로를 돌려받는 상황이 되었다.


그제야 알았다. 이것이 업보라는 것을... 상처는 돌고 돌아 다시 나를 찾아왔고, 그제야 무엇이 잘못인지 깨달았다. 그래서 착하게 살기로 했다. 옛 선현들의 말씀을 방패막이로 삼던 시절도 있었지만, 결국 모든 것은 한때였다. 그 한때가 지나고 나니 남는 것은 부질없음이 아니라, 좋은 면을 보려는 마음뿐이었다.


상처와 후회 속에서 배운 것은 결국 나를 통해 너에게 닿는 길이었다. 내가 고백한 흔들림이 너에게는 공감이 되고, 그 공감이 다시 나를 살린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닿는다.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해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나 자신에게도 닿는다. 타인을 향한 길 끝에서, 결국 '나'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 길은 나에서 너로, 다시 너에서 나로 이어지며, 끝없이 순환한다. 그 순환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동시에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결국 닿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고, 이해는 멈춤이 아니라 또 다른 길의 출발이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를 끌어안고, 빛과 어둠을 함께 나누며, 끝없이 이어진다. 그 끝없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마침내 나와 너를 넘어선 '우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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