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이후의 고요

Part 3. 나와 연결되는 사람을 찾고 싶다 (마무리)

by 철없는박영감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연결은 언제나 소란스럽게 시작된다. 말이 오가고, 글이 닿고, 서로의 세계가 부딪히며 새로운 길이 열린다. 재해석과 재창조, 파생으로 이어지는 수렴의 과정은 겉으로는 정신없는 듯 보이지만, 안으로는 한 방향으로 질서 정연하게 움직인다.


이 시기는 참 행복하다. 구속되는데도 자유롭고(정확히는 자발적인 구속, 어쩌면 변태적 취향일지도), 밤을 새워도 피곤하지 않다(이게 열정이겠지? 아, 언제 마지막으로 느껴봤더라... 까마득하네). 무엇보다 타인도 가족이 된다. 물론 철천지 원수로 변할 수 있는 위태로운 관계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내가 노력해야만 유지되는 관계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아쉽지만,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나는 여전히 못난이일까. 웃음이 난다.


그러나 진짜 연결은 그 이후의 고요 속에서 드러난다. 말이 멈추고, 글이 덮인 뒤에도 남아 있는 울림. 그 고요는 단절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한 뒤의 평화, 여운이다. 나는 그 고요 속에서 비로소 연결의 의미를 깨닫는다. 간섭되는 파장, 관측 범위를 벗어나는 고요는 끝이 아니다. 다만 못 느낄 뿐이다.


그 속에서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이 자라난다. 재해석과 재창조가 고요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파생된 생각들이 서로를 비추며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 이 고요는 나를 확장시키고, 얇고 얕게 하지만 더 널리 퍼진다. 이제 그런 흩어진 조각들을 하나로 모아, 내 안의 세계를 이어갈 차례다. 새로운 울림이 될 수도 있고, 기존의 울림을 증폭시킬 수도 있겠지? 그렇게 고요 속에서 나는 인연의 의미를 깨닫고, 다음 이야기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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