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보니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던데...
몇 개 안 남았다. 단맛에 이끌려 지나다니면서 한 개... 두 개... 집어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다. 다이어트한다고 단 것을 너무 안 먹은 것 같아서, 마트에 장 보러 간 김에 맛있어 보이는 크로와상 번들을 샀다. 바삭하고 고소한 한입 크기의 크로와상에 살짝 단맛이 나게 시럽으로 코팅을 해놔서 하루에 2개 이상 금지라고 나름대로 규칙을 정해놓고 먹었는데도 금방 바닥을 보인다. 번들 포장으로 20개 정도 있을 때는 한 개씩 사라지는 것이 별로 티가 안 났는데, 이제 2개가 남으니 먹기가 아깝다. 먹어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쉽다. 그래도 오랫동안 안 먹고 썩혀 버릴 순 없으니 먹기는 먹겠는데, 입이 심심하여 뚜껑을 열었다가도 큰 플라스틱 통에 두 개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을 보면, 한 개를 먹어버렸을 때 한 놈만 쓸쓸히 남을 것 같아서 ‘그래... 마지막까지는 둘이 같이 있어라...’라는 생각에 다시 덮는다. 그렇게 몇 개 안 남은 크로와상과 이별 준비를 한다. ‘새 거 사 오면 되지...’라고 생각해 보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새 거‘라서 처음 나눴던 정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렇게 3일 정도 지나고 마지막 남은 두 개를 동시에 먹어치우고 플라스틱 통까지 깨끗이 씻어서 분리수거까지 했다. 많이 남았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고, 당연히 내 옆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지나가지만, 점점 줄어들며 끝이 보이기 시작하면 갑자기 소중해지고, 아쉬워져 슬슬 이별을 준비하게 된다. 그렇게 이별을 준비해도 막상 진짜로 없어지면 가슴이 아프고, 그립고, 서럽다. 그러다가 점점 아련해지면서 새것을 맞이하며 치유되는 거겠지?
사랑도 그렇다. 첫 만남에서 다양한 매력을 한가득 가진 사람을 만나면, 그 매력에 흠뻑 빠져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다음 만남을 기대하며 계속 같이 있고 싶어 하지만, 좋아하던 그 사람의 매력을 하나하나 꺼내 먹으면서 내 안으로 소화시켜 버리면 점점 소중함이 옅어진다. 그렇게 당연히 내 옆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몇 개 안 남은 매력이라고 오해하고 아껴서 먹으려다 부화가 치민다. 이쯤에서 누군가는 어떻게든 끝까지 안 먹고 남겨보려고 하고, 누군가는 이별을 준비한다. 하지만 결국은 썩혀 버리느니 먹어치운다. 그리고 이별을 한다. 물론 아쉽고, 가슴 아프고, 그립고, 서럽다. 새로운 만남으로 치유하기도 하고, 내 안에 소화된 추억을 소환하며 비슷한 것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떠나보낸 것과 똑같은 것은 절대 없다. 대체품이 있을 뿐이지... 요즘은 가족이 그렇다. 공기처럼 주변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부모님이 연세가 점점 들수록 남아있는 시간이 준다는 것을 느낀다. 자주 봐도 더 소중해지고, 계속 아쉽다. 이별을 준비하겠지만 그래도 마지막엔 가슴 아프고, 그립고, 서러울 것이다. 전화도 자주 하고, 집에도 자주 가고, 만나서 얘기도 많이 하고… 이별을 준비하다 보니 다툼도 없어진다. 절대 어느 것도 대체할 수 없는 이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