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위해 숨 쉬어

by 뮤트

그 밤, 칠흑같은 어둠밤

허락된 건 오직 미세하게 떨려오는 입술 사이의 흐느낌뿐

야속하게도 머리 맡으로 스며드는 빛줄기는

다시 현실로 나를 끌어당겼다


빛은 오래도록 곁에 머물려 괴로움을 안겨주었다

오직 어둠만이 나에게 허락된 찰나의 숨구멍이었다

차마 가다듬지 못한 호흡으로 다시금 내던져진다


삶은 어김없이 흐른다

어떤 일이 있던지간에 말이다

무수한 삶이 하나의 시간에 공존한다

그러나 누구도 그 고유의 시간을 침범할 수가 없다


어둠에 잠기지 않도록 버텨야했다

그것만이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니

빛이 드리워지는 것이 두려워 하염없이 감았다

잘못 본 것이길, 다시 어둠으로 돌아가길


그땐 숨 쉬는 것만이 삶의 전부였다

생각해보니 그날의 숨과 무기력이 지금을 있게 했다

언제고 그 날로 되돌아간다

선명한 감정의 흐린 기억으로

감싸 안는 어둠과 빛이 나를 집어삼킨 그곳으로


오직 나만이 존재하는 그곳으로




살다보면 숨 쉬는 것만으로도 벅찬 시기가 온다

바라든 바라지 않든 그 처음을 마주하는 건

그 끝을 바라게 만든다

오직 그 시간만이 존재해서 다른 시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서

발 담그고 있는 그 시간을 차라리 없애버리자고


그런데 그 이후의 시간은 반드시 온다

그 끝을 하염없이 기다려야할지도 모르지만

그 땐 열심히 숨을 쉬자

너무 긴 시간이지만

도무지 이후가 그려지지 않겠지만

그냥 숨만 쉬어


그 시간도 결국 시간 속으로 흐려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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