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by 뮤트

겨울이 한창이던 1월 즈음에는 보일러의 온도를 23도로 맞춰도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춥다고 느껴질 찰나에 잠깐 24도에 맞췄다가 다시 내리면 한동안은 괜찮았다.


기온이 오르면 온도를 더 낮춰도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날이 점차 풀리면서 24도가 되어야 춥지 않다고 느끼게 되었다.

온도를 낮게 설정해도 괜찮아야 정상이 아닌가.


바깥의 기온에 따라 몸의 체온도 적응해가나 보다.

날이 추울 때는 방안이 조금은 추워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따뜻함을 느끼고 나니 작은 한기에도 견디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조금은 차가운 1월의 날씨가 좋다

온기를 느끼고 나면은 그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으니까

다시 돌아오게 될 추위를 견디지 못할까 봐


한 번 맛 들인 단 맛은 손에서 놓지 못하고

한 번 맛본 스릴은 잊히지 않으며

한 번 느낀 공포는 더욱 두려움에 떨게 한다


풍족보다는 모자람을

온기보다는 냉기를


2026.02.11.




마음이 자꾸만 흐트러진다.

날이 풀려가며 마음속에 온기가 돋아나기 시작했는지 마음속 무언가 꿈틀거린다.

이러면 안 된다고 수십 번 수백 번 되뇌지만 하나도 쓸데없이 마음은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이 갈라짐 사이로 삐져나올 것이 두려워 온 힘 다해 막아보지만

그것 또한 하등 쓸데가 없다.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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