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에 대한 고마움을 잊어버리는 나에게
벌이라도 내리듯이 종종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행복하지 않더라도, 좋은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좋으니
그저 평범하게만 살아도 충분하다고 여기게 되는 순간이
아니 제발 그냥 평범한 일상만 이어지도록 빌게 되는 순간이
...
찾아온다
그날도 어느 날과 다름없는 일상이었다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를지도 모른다
반에서 겉도는 아이, 그럼에도 혼자가 두려운 아이
그 아이가 바로 나였다
그러한 나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달달이 짝을 바꿀 때마다
반에서 흔히 인싸라 불리는 아이와 짝이 되는
일말의 희망을 꿈꿨다
그 얄팍한 희망이 일상에 얼마나 큰 파동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채
다른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그 아이와 짝이 된다면
모든 다 잘 풀릴줄 알았나보다
너무나도 바랐던 일이 이루어졌다는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인지하며 등골이 싸늘해짐을 느꼈다
바라 마지않던 일이 착각이었으며 잘못된 바람이었음을 알게 된
그 순간은, 이미 다시 올라갈 수 없는 감정의 나락으로 떨어진 후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나에게 날아오는 그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일이 아무것도 아닌 듯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겨질 수 있게
나에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런 나를 보는 것은 무수히 많았을 테지만
그럼에도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할 수밖에
그곳에 있었던 하루동안 일 년치의 생각으로 머릿속을 채웠고
하루 중 그곳에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도 나를 괴롭혔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그저 버티는 것 뿐이었다
그 시간을 견뎌내는 것, 어서 빨리 시간이 흐르길 바라는 것
어서 빨리 이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것
당시의 나에겐 숨 쉬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숨 쉬기를 멈추기만 하면 한결 나아지지 않을까 수백번 되뇌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지 않는 상상을 했다
애석하게도 다시 감았다 떴다를 반복해도
그 순간은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그 한달의 시간은 그때에도 지금에도 나를 여전히 괴롭힌다
평범을 벗어난 무언가를 원하기가 두려워지게 되어버린 그때를 생각하면
숨 쉬는 것만으로도 힘든 순간이 있을 수도 있다고
숨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날이 있다고
오늘도 잘 쉬었다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