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성시경 콘서트

by 지은다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인생 처음으로 ‘성시경' 연말 콘서트에 나도 다녀온 것이다. 이번 콘서트에 4일간 약 10만 명의 관객이 온다던데, 인당 티켓 값이 평균 13만 원이라고 치면 어마어마한 규모가 더 실감된다. 소중한 연말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영향력이다.


오늘 성시경 콘서트를 보는 내내 느낀 점을 메모장에 틈틈이 적어 두었다. 공연이 끝나고 메모장을 보니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적혀 있다. 아마 이것들이겠지. 이 사람 콘서트에 10만 명이 오는 이유.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 앞에 앉은 이 시각, 새벽 열두 시 반인데도 오늘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나는 그 이유를 5가지 정도 쓰고 자야겠다.






1. 한 해를 수고한 우리에게 주는 위로


연말에 듣는 성시경의 발라드는 오늘따라 '위로' 같았다. 너무 들뜨지도 않고 너무 가라앉지도 않은 채로, 적당히 슬프면서 잔잔하고 차분하고 따뜻하게, 한 해를 수고했다고 충분히 잘했다고 위로해 주는 듯한 따뜻한 음악과 목소리였다. 특히 '태양계' 들을 땐 눈물이 나올 뻔했다.



2. 유머에 새어 나오는 웃음


좋은 목소리에 유머 감각도 좋다. 적재적소에 본인의 웃긴 경험담을 배치할 줄 알고, 너무 멋있는 척 안 하고 본인을 내려놓을 줄도 알아서 솔직하고 웃기다. 성시경 유튜브 채널 '먹을텐데' 에서도 게스트 초대해서 대화하는 것 보면, 저 사람 말 참 잘한다, 나도 저렇게 말하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공연 중간중간 그의 농담과 센스에 정말 많이 웃었다. 내일부터 성시경 나오는 컨텐츠 더 열심히 찾아서 봐야겠다.



3. 앉아서 듣는 게 더 어울리는 편안한 노래


화려하고 멋진 아이돌 가수들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성시경의 클래식한 차분함과 편안함은 무기가 되는 것 같다. 앉아서 듣는 게 더 어울리는 편안한 노래들이 겨울에 어울리게 따숩고 좋다. 그래서 또래가 아니더라도, 온 가족 대동해서 남녀노소 관람하기에도 참 좋은 공연이다.



4. 틀과 편견을 깨는 기획력, 도전


평소 알던 성시경의 모습과 사뭇 다른 무대들도 많았다. 발라드가 대부분이라 지루할 관객들을 달래기 위해 중간중간 신나는 깜짝 무대를 준비한 성시경은 역시 프로였다. 게스트(장기하, 싸이) 섭외도 이 맥락에 있는 듯했다. 기획력이 참 마음에 든다. 때로는 조금 과한(?) 것 같아서 놀라기도 했지만(^^), 그 역시 그가 틀을 깨고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었다는 점에서 멋지다. 특히 로제의 아파트를 부르던 성시경은 충격적이었다. 하던 것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은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특히 더 많이 매력적인 부분이다.



5. 계속 감사하는 마음


이 순간이 영원히 갈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는 그는, 공연 틈틈이 우리에게 감사를 표했다. '두 사람'을 부를 때 이렇게 모두가 따라 불러 주고 하면 여전히 가슴이 벅차고 너무 행복하고 고맙다고 했다. 이미 정상에 오른 그가 말하는 감사는 겸손했고, 감동이었고, 진심이었다. 내 경험 상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은 마음이 참 건강하고 여유로운 사람이다.





마지막 앵콜 공연


내가 저 무대에 있으면 사람들에게 뭘 줄 수 있을까


성시경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10만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온다. 그의 '목소리'는 사람들에게 '위로, 웃음, 편안함, 영감, 감사'를 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득 그런 생각도 했다. 만약 성시경이 서 있는 저 자리에 내가 서있다면, 과연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걸 줄 수 있을까?


그 순간 아무 대답도 생각나지 않는 게 당연했지만 허탈했다. 동시에 성시경이 더 멋있게 느껴졌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가치를 선물할 수 있다는 존재가 오늘따라 더 대단해 보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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