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언어는 진실을 감추는 도구이다. - 조지 칼린
1
난 네 발로 걸어가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이 밤을 지쳐 걷다 흣! 하고 넘어져 이르기를
저 하늘로 도약할까 하다가 결국 고개를 푹 떨군다
아마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저 평원에 내 몸 맡겨둘 안식처 하나 없어
돌아돌아 이르되 아마 그곳이 그곳인가보구나 싶다
자, 지금부터 이곳에는 존경이 없다, 하는 저들 앞에 네 발로 기어가려 하오니
사람 되기는 글렀다, 하려는가, 평생 이렇게 하려는가, 보구나
앞길 저 녹빛 톱니바퀴 안에 이르고자 하려하니
가슴이 미어져 더 못하겠다, 속으로만 아우성치되 듣는 사람 하나 없소
저 이 목줄에 잠긴 열쇠 달라, 달라, 달라, 달라, 소리치되 듣는 사람 하나 없소
구름을 차라, 내달려서 천지 뒤바뀌니 내 두골만 박살나겠다
옷, 내 입겠다, 갑-옷, 네 입거라
피골이 상접토록 바싹바싹 말라가는데 어찌 하여 돌아보는 이 하나 없나
보름달, 속타는지 모르고 내달리는 택시 밖에 저 몸들 걱정 한 켠 없어
내 살려주소, 네 살려주쇼, 어미아비야, 내는 걱정 말고 제 살 길만 찾아달라
거울, 입김, 신문지, 입김, 거울, 입김, 신문지, 입김, 거울, 입김, 신문지
맥박 따라 추한 추억 솟아나는데
청춘 내 네 내 네 항상 아름답구나 ? ?
그린다 그 린다 그린 다 그 린 다
깜지깜지까지도 깜게 얼룩질 때까지
2
조금은 쉬어가도 되지 않겠나
(그리 쉬면 어찌 도달하리)
이거야, 이거야, 이 이 상으로 어찌 넘겨요
한 번은 주저 앉고, 한 번은 꿇어 앉고, 두 번은 넘겨 쉬는데
(쉬다, 쉬다, 그리 쉬면 녹아 흐르리)
이, 부자리,에, 몸 좀 눕혀,보입,시다
내 여기 오는데 단 한 순간도 숨 돌릴 틈도 없었어요
(숨도 안 쉬고 왔으면 광합성이라도 하였던가)
어찌, 저찌, 내 고,인 땀 위에 눌러앉은
콧,물도 눈,물도 더는 나오지 않아
(네 입구멍에 들어간 물은 어디 갔더냐)
그,제,발,한,번,만,
울,틈,이,라,도,주,세,요
3
역역한 석탑 위로 올려다보니 웅크릴 줄 모를 한 짝의 백탄이 기개 높이 서 있어
빨간 깃발 들고, 윽박지르며, 금빛 햇살을 밟아올라 독로독사를 즈려 밟는다
으야, 우국충정이 나를 낳은 곳, 숱한 역전의 용사를 낳은 곳, 고향!
노쇠한 육신이 늙은 소 흥정하듯 제 발로 내려가는구나
중대 차렷, 분열 앞으로 갓, 우로 봣,봣,봣
후두둑, 후두둑, 무찔러, 태극기 아래
백탄아, 타올라라, 민주주의
지켜라, 내 청춘
울음 삼켜라
삼켜라
깨워라
침묵을 깨워라
퍼져라, 불길처럼
역병이 나도니 우습네, 광대야
불 탄 광대야, 이제 열사노릇 해보렵시구
재 위에 다시 피어날 환상이어라, 좌로 봣,봣,봣
허이구, 그리 잘난 양반이 어째 소싯적 못 잊고 광대노릇혀
빈 독을 깨니 당뇨, 분뇨, 혈뇨, 농뇨, 무뇨, 다뇨, 야뇨, 잔뇨, 녹뇨
어르
신
괜찮으
세
요?
4
현우와 스파이더맨은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절친한 동료이다
어느 날 현우는 비참히 서있는 남자를 죽인다 그러나 현우는
쥐죽은 듯이 조용히 지낸다 현우의 살인을 알게 된 스파이더
맨은 분노해 현우에 웹슈터를 쏴대기 시작한다, 허나 현우는
억울해하며 과거를 돌이켜 본다 현우 그리고 또 한 명의 남
자 둘은 같은 선박 위에서 일하는 선원이었는데 어느 날 원
인 모를 공격에 커다란 스올이 두 개 생겨 선장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중얼거린다 저거 위험한데 배가 가라앉을 수 있겠
어 그러자 남자는 이전에도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있다며 현
우를 배 뒷구멍으로 데리고 간다 바닷물이 콸콸 쏟아지는 와
중에도 둘은 태연히 일을 처리하는데 갑작스레 가까워진 둘
의 물리적 거리 어느 누구 먼저 할 것 없이 두 남자는 격렬
히 키스를 나누나 휘감는 혓바퀴로 새어 나오는 뱀의 속삭임
저 남자는 너를 두고 지금 바람을 피우는게야 현우는 칼로 복
창을 몇 번이고 쑤셔 남자의 죽음을 확인하고 바다에 던진다
5
엄마, 제발 한 번만 사랑 주세요
내가 바라는 게 별 게 아니잖아요
그냥, 그냥 남들처럼 사랑받고 싶은건데
이쁨 받고 싶은건데
과장된 몸짓도 반응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냥 우리 딸 잘했구나 한 마디
그게 그렇게 어려웠나요
당신을 등지고 모진 말을 내뱉고 방문을 잠궜을 때조차
진심이 아니었어요
이 전부가 무너진대도
어머니는 내 등불이자 영원한 인도자이신걸요
하루는 너무 서러워서 혼자 상상을 해보았어요
어머니가 나를 꼭 끌어안고
이만하면 됐다, 우리 딸 너무 힘들었구나, 이젠 욕심 부리지 않을게
속삭이며 엉엉 우는 꿈을 꾸어보기도 했어요
예수가 물 위를 걷고
일론 머스크가 재사용 로켓을 쏘고
칭기즈칸이 세계의 절반을 도륙낸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겠어요
어머니가 내게 무슨 말을 한들
난 엄마 딸이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