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머무름 사이
아이젠(iGen) 세대: 사춘기를 온전히 스마트폰 보급 이후에 보낸 역사상 첫 세대.
작년 말 신문 기사를 보면서 아이젠 세대라는 개념을 접했다. '세상이 정말 빠르게 바뀌어 가는구나'를 새삼 느끼게 해준 기사임과 동시에, '나의 사춘기 시절과 지금은 얼마나 다를까'라는 것을 더욱 심도있게 생각토록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세상은 벌써 이만큼 바뀌었는데, 내가 가진 삶의 목표, 혹은 꿈은 혹시나 나의 사춘기 시절에 내가 품었던 생각 안에 세상의 변화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다시 고민했다.
세대가 바뀌었다. 아이들은 달라졌다. 나는 여전히 20대이지만, 세상과 기술의 변화 속도를 고려하면 지금 20대와 40, 50대 간에 느껴지는 사고 방식 차이는 20대와 10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기술 변화의 속도가 가지는 위력은 대단하다.
3년 전 대학원을 포기하고 하반기 공채를 준비한 것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러나, 은행도 스타트업도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한 뒤 혼자 개인 수업을 병행하면서 다시금 꿈을 키웠다. 꿈이라는 거창한 말보다는 본래의 목표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지만, 그렇게 일한 지 2년이 되어 가는 이 시점에 또 다른 고민거리들이 생겨나 나를 흔들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격. 그 최소한의 격은 낡은 유습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가치. 즉, 예의와 도덕이 종종, 너무나도 종종 어긋나는 경우가 생겨난다. 그래서 간혹 '내가 너무 낡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대학원에 들어온 이유는 이 고민에 대해 내 스스로 정확한 답을내리기 위해서였다. 과연 내 스스로의 문제인 것인가. 내가 교육에 대한 잘못된 기준과 목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대학원은 전혀 답을 주지 못 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모든 총체적 시스템 역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 하고 낡고 썪었다.
아무튼, 이제는 아닌 듯하다. 1차적으로 교권은 무능하고 부패한 교사집단과 교직을 밥벌이로만 생각하는 공무원들에 의해 무너졌고, 이와 더불어 학생의 인권보장이라는 거창하고 어설픈 명분 하에서 발생하는 이기주의가 학생들의 도덕성을 망쳐 놓았다. 이외에도 수많은 요소들이 학교, 그리고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망가뜨렸다.
거기에, 나의 이목을 끈 것은 <아이젠(iGen) 세대: 사춘기를 온전히 스마트폰 보급 이후에 보낸 역사상 첫 세대>라는 것이다. 세상과 기술의 변화, 요즘에는 이 변화가 참 원망스럽다. 스마트폰과 4차 산업이 아이들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가. 일부 긍정적인 역할을 해낸 것에는 부정할 수 없지만, 교육이라는 분야에 소급해서 바라보자면 교사 혹은 또래집단 사이에서 대화와 소통, 존중의 실천을 망각한 아이들을 양성하는데 일조한다는 부정적인 입장에 너무나도 공감한다.
그래서 3년이 지난 지금, 고민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단순히 오랫동안 바라왔던 것이기에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 내 인생에 비전과 만족, 보람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인지, 내가 더 잘 하고 흥미를 느끼는 것에 도전해야 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