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선으로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왜
저는 올해 서른 살인 청년입니다. 브런치에 작가 승인을 받고 생각을 정리하며 쓴 매거진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저는 여행을 아주 좋아합니다. 은행을 그만두고 난 뒤, 3개월에 한 번씩은 어떠한 형태로든 스스로에게 여행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을 주자는 인생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오고 있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저는 학부는 역사를 전공했고, 직장 생활을 접은 뒤로는 대학원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졸업논문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생활을 하며 직장 못지 않을 만큼 돈벌이에도 열중하고 있는 탓에, 브런치에 일정하게 글을 게재한다는 것은 고사하고 여가 시간이란 것을 생각지 못 해왔습니다. 사실, 제 취미 생활 중 하나는 사진이고, 또 하나는 찍은 사진을 이따금씩 열어보며 찍을 당시의 에피소드와 감정을 떠올리는 것, 나머지 하나는 가능하다면 사진과 그 이야기들을 함께 일정한 공간에 풀어 쓰는 것인데 말입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가며 사진을 찍고, 나중에 돌아보는 것은 해왔으나, 꾸준히 글로 옮기는 취미는 실천에 옮기지 못 했습니다.
물론, 고생스럽고, 마음이 동하지 않는 것은 취미라 삼을 수는 없지만, 저와 같은 상황에서는 단순한 게으름이 아닌가 싶어 이렇게 다녀온 여행들을 차근차근 하나하나 테마를 정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개인만의 공간에 손글씨로 적어 내려가도 만족할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적당히 개인적인 공간에 제 자유분방한 여행 스타일과 나름의 진지한 생각이 담긴 글을 보고 공감하는 분들이 몇 분이나마 있으시다면 더욱 즐겁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브런치를 활용하고자 함은 앞으로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되겠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인문학을 전공했지만, 독서도 턱없이 부족하고 학교에서 배운 글쓰기가 전부이기에 여전히 부족합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시는 분들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여행 글은 누군가를 위해 지역에 대한 정보를 소개한다기보다는 제가 다녀온 여정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기 때문에, 일목요연한 형태로 필수적인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치중하는 대중적인 방식으로 쓰여지지는 않을 것이고, 다소 기행문과 수필이 결합된 형태를 띠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형태를 지향한다는 것이지, 정보 전달의 목적이 없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만을 떠벌리는 글을 쓰기도 싫거니와, 나름의 틈새 정보들을 공유한다면 혹여나 더 많은 분들이 더 오랫동안 제 글을 읽어주시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전공했고, 어느 지역을 이해할 때 그 지역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함을 항상 느끼기에 필요한 경우 관련된 역사적 사실도 함께 서술코자 합니다. 저도 아직 견문이 부족해서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곳을 방문하더라도 쉽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나가사키를 언제까지 짬뽕으로만 기억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겠습니까. 특히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부족하지만, 함께 생각을 나누고 고민하고 싶습니다.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어렵사리 취직한 은행을 그만두고 다시 공부의 끈을 잡은 대한민국의 청년입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만들어진 삶에 대한 태도와 시선이 고스란히 여행에도 반영이 된다고들 합니다. 현재 저의 입장에서 조금 더 관심이 가는 사람들과 조금 더 알고 싶은 분야들이 생겨나더군요. 어떤 부분에는 민감하게 날을 세우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는 더욱 많은 동정을 쏟아 붓기도 합니다. 부디, 어느 선에서는 공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