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인터뷰하다는 것은
목 차
I. 머리말
II. 연구 방법
1. 질적 연구의 필요성
2. 자료 수집 방법
3. 연구참여자 선정
4. 자료 분석 방법 및 과정
5. 연구의 타당성과 제한점
III. 연구 결과 및 논의
1. 양안 관계 인식
1) 대만의 청춘 드라마는 우리의 우상(偶像)이다
2) 대만은 역사이래로 중국의 고유한 영토이다
3) 대만 문제는 민족단결 문제의 핵심이다
2. 남북 관계 인식
1) 한국 언론은 북한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2) 항미원조(抗美援朝), 중국은 자국을 지키기 위해 참전했다
3)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의 제재가 남북 갈등의 원인이다
3. 양안과 남북 관계 인식 비교
1) 남북은 국가 간의 외교 관계이며, 양안은 중앙 정부와 지방의 관계이다
2) 남북과 양안의 내분은 미국에 의한 민족상잔이다
IV. 맺음말
【참고문헌
【부록: 연구 안내 및 참여 동의서】
4. 자료 분석 방법 및 과정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절차에 의해 진행되었다. 1·2차 사전 질문지를 통해 연구참여자로 선정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4차례의 개별적인 심층 면담이 진행되었다. 심층 면담 이후의 자료 분석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연구참여자들과의 심층 면담은 면담이 종료된 이후 모두 문서화되었다. 외국인과의 인터뷰이기 때문에 연구자와의 의사소통이 내국인만큼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따라서 면담은 대화와 문서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부정확한 표현은 문서 작업을 통해 의미를 보완하고, 연구참여자의 어투와 표정 등은 별도로 메모해두었다. 질문과 답변을 1차적으로 모두 중국어로 전사한 이후, 한국어로 번역했다. 전사된 자료는 2차 분석을 통해 재검토되었고, 핵심적인 단어와 문장을 확인함으로써 추가적으로 발생한 의문과 관련된 질문을 정리했다.
추가적인 면담이 종료된 이후에는 전사된 자료를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나라에서 ‘주제별 약호화’라고 번역되는 코딩(Coding)은 질적 자료 분석의 대표적이면서도 일반적인 방법이다. 코딩은 분류 방식에 따라 다양한데, 본 연구에서는 개방 코딩과 축 코딩을 통해 자료를 범주화했다. 개방 코딩은 수집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자료 속에 내포되어 있는 주제와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으로서 연구참여자의 문장 속에 어떠한 의도와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개념화하는 작업이다. 개방 코딩을 통해 기본적인 범주의 틀을 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연구자는 어느 특정한 부분이 자신의 연구 주제와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을 때 그 내용을 대표할 수 있는 용어와 개념으로 범주화한다. 축 코딩은 개방 코딩을 통해 도출된 의미와 개념을 보다 분석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다. 축 코딩을 통해 개방 코딩으로부터 도출된 범주를 엮어내고, 상위범주와 하위범주를 구분 짓고 범주 간의 관계를 정리한다.
질적 연구에서의 코딩은 면담 내용의 범주화를 통해 하나의 분석 단위를 생성함으로써 여눅 주제에 활용이 가능한 대상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코딩은 연구 성과와 결론의 방향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는 작업이다. 자료 해석의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과 주제들로 해석된 자료들을 특징화, 개념화하는가에 따라 연구에서 강조하는 바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5. 연구의 타당성과 제한점
1) 연구의 타당성
질적 연구는 연구 대상으로 선정된 연구참여자 각 개개인이 연구의 핵심적인 도구이고, 연구 설계는 연구참여자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한 상호 교류와 결과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질적 연구에서는 개인의 삶을 크게 두 유형으로 분류한다. 하나는 공적인 삶의 범주 속에서 형성된 연구참여자의 경험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적인 삶이란, 연구자가 학교나 직장 등 사회 구조와 조직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 삶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개인과 개인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삶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경험이 포함된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역사교육 인식은 연구자의 이 두 범주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물론, 연구참여자와의 개별 심층 면담도 두 범주 간의 경계를 정확하게 나누어낼 수는 없었지만, 이는 연구참여자 개인의 삶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방식이었다. 연구참여자들은 학교 교육과 정부의 정책 선전 및 언론 보도를 통해 자신의 역사교육 인식을 형성했고, 가족과 친구, 혹은 외국에서의 생활이라는 개별적인 요소를 통해 자신의 역사교육 인식을 더욱 구체화했다. 두 과정은 역사교육에 대한 인식이 모두 연구참여자의 주관적인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는 점에서, 심층적인 면담의 형태로 각 연구참여자의 역사교육 인식을 탐색하고자 하는 연구 방식과 목적은 분명 타당성을 지닐 것이다. 따라서 질적 연구의 타당성은 연구 결과가 연구참여자들의 삶과 인식 구조를 얼마나 세심하게 반영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 심층 면담결과를 연구참여자들과 공유하고, 연구자의 해석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연구참여자들이 자신의 답변과 그 해석에 대해 공감할 수 있어야 연구 결과가 올바르게 도출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의 입장에서도, 연구 과정에서 연구자의 역할에 따라 연구의 타당성도 영향을 받는다. 연구자는 심층 면담 과정에서 자신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고 관찰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의 답변이 자신의 가치관과 상충된다 하여 연구참여자에게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의사를 표현하거나 연구 결과를 의도적으로 배제시킬 수 없다. 물론, 이는 연구자에게 방관자로서의 자세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격려해야 한다. 또한, 한편으로는 면담 내용이 연구 주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면담의 방향과 흐름을 유지하며, 연구를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 주제에 확신을 갖고 연구에 임해야 연구참여자들의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연구자는 이러한 역할이 충족될 수 있도록 자신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는 경우를 최소화하고, 연구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본격적인 면담에 앞서 아이스 브레이킹을 진행하면서 문서 자료를 보조하는 등의 노력을 취하였다. 특히, 아이스 브레이킹은 연구참여자의 성격과 대화할 때의 어조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는 연구참여자의 답변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며,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원활한 면담이 이루어지는 것을 가능케 했다.
연구의 타당성과 동시에 연구 윤리 준수도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조건 중 하나이다.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에게 연구 진행 절차에 대한 사전 동의를 얻고, 연구자의 연구윤리 준수에 대해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 연구자의 윤리 중에서도 핵심적인 원칙은 바로 ‘연구참여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구참여자의 신분 비밀 유지’이다. 연구참여자들은 연구자의 강압적인 권유로 인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주제에 대한 흥미와 자발적인 의지로 참여한다. 연구자는 연구 참여 동의서에 연구참여자의 권리에 대해 자세히 명시해두는데, 이에 동의한 연구참여자들은 연구 주제와 자료 수집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 받는다. 또한, 연구자는 동의서에 연구참여자의 개인 정보와 신변 보호를 위해 연구 결과에 민감한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면담 내용은 기재하지 않으며, 제3자에게 연구참여자의 개인 정보를 누설하지 않을 것을 명시했다.
2) 연구의 제한점
질적 연구는 연구의 타당성만큼이나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약이 따르는 경우도 존재한다. 우선 본 연구는 10명의 연구참여자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심층 면담을 통해 진행된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연구 진행에 필요한 시간 자체도 방대했지만, 연구참여자들은 각자의 학업과 직업이 존재했고, 연구자가 연구참여자 별로 시간을 조율해서 면담을 진행해야 했다. 또한, 4차례의 심층 면담 이후 추가 면담을 진행하거나 의문점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했고, 연구참여자들에게 별도의 양해를 구해야 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연구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본 연구는 2018년 4월부터 11월까지 이루어졌다. 그러나 연구참여자의 역사교육 인식에 대한 심층 면담은 유년 시절부터 중고등학교 역사교과 과정을 수료하는 시기부터 현재까지를 기준으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일부 면담 과정에서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이나 느낌이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지 못 한다는 한계도 존재했다.
타 집단의 구성원을 연구 대상으로 삼게 되면 연구 결과의 객관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연구자가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소통의 어려움과 문화 차이로 인한 공감대 형성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질문과 답변의 방식을 구두와 쓰기 교환을 동시에 진행하고 면담 내용을 가급적 즉시 문서화함으로써 답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참여자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의 미묘한 의미 차이까지 연구 결과에 담아내지 못한 점은 연구 성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다.
또한, 연구참여자들과의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문화적 공감대를 위해 몇 차례의 아이스 브레이킹을 시도했지만, 초반에 실시된 면담은 연구참여자들이 연구자와의 수직적인 관계를 의식함에 따라 다소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물론, 면담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이와 같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지만, 면담 초반의 답변 내용은 연구참여자들의 진솔한 답변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모든 질적 연구가 직면하는 연구 절차상의 한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