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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남동뱀딸기 Jun 05. 2024

5월 연휴의 둘째 날, 해파랑길 30~31코스

해파랑길을 다녀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회사 일이 바빠 글을 올리지 못했는데,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기록하고자 브런치를 열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잘한 것은 해파랑길 30코스 구간을 레일바이크로 이동한 것이다.

미리 4인승 레일바이크를 예약해 두고, 아침 9시 첫 차를 탔는데 전 날의 피로를 감당하기에도 좋았고 가족여행이므로 추억을 남기기도 제격이었다.


이 날은 전국에 비소식이 있던 날이라 아침부터 날이 궂었다.

일부 사람들은 비옷을 입고 레일바이크를 이용했는데, 우리 가족은 존버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냥 탑승했다.

다행히도 레일바이크를 타는 동안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서 시원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레일바이크 하차 후, 스탬프를 찍은 뒤 우산을 들고 해파랑길 31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오르막이 잠깐 있었지만 전 날 산 하나를 넘은 터라 우습지도 않았다.

해파랑길 29~31코스는 바다보단 꽃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구간이다.

벚나무가 많아서 봄에 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그래도 한창 온 사방에 등나무며 아카시아며 꽃이 만개한 상황이라 향기로웠다.


해파랑길은 웬 마을로 진입하게 되는데, 소와 청보리밭이 인상적인 단정하고 조용한 마을이었다.

고즈넉하게 걷기 좋아서 해파랑길 완주가 아니더라도 이 구간은 가족끼리 걸을 만했다.


종점인 맹방해수욕장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날이 흐린 덕에 시원하고 편하게 걸을 수 있어 고마운 하루였다.

부모님은 예약해 둔 동해의 숙소로 이동하셨고, 나는 묵호항의 게스트하우스에 입실했다.

묵호항 풍경이 아주 아름다웠고 길고양이가 귀여웠다.

숙소에서 바로 곯아떨어졌다가 밤 8시가 넘어서야 일어나 혼자 묵호항으로 내려왔다.

문을 연 횟집에 들어가서 홍게라면과 막회를 시켰다.

막회는 1인분만 떠 달라고 요청했더니 만원 어치를 주셨고, 안 먹으면 후회했을 아주 신선하고 맛있는 구성으로 나왔다.

다음날 걷기에 지장을 줄 까봐 맥주는 못 마셨지만, 여행의 낭만이 물씬 느껴진 하루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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