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대한 편견과 오해 2

잘못 알려진 음주 상식 바로잡기2

by 최멋대로

◆ 모든 술은 꼭 차게 해서 마셔야 할까?



땀내 나는 여름에 들이키는 시원한 맥주 한 잔. 상상만으로도 시원하다. 땡볕 더위에 이리도 시원한 맥주를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런데 한국 사람들의 시원한 술 사랑은 비단 여름철 맥주로만 그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술을 차게 마시려는 경향이 꽤 짙다. 어찌 보면 강박에 가깝다. 양주로 통칭하는 위스키에는 얼음을 넣지 못해 안달이며 소주든 맥주든 '히야시 이빠이'된 상태여야 만족한다. 인류사에 술이 등장한 역사는 길다. 반면 술을 냉장해서 팔기 시작한 역사는 아주 짧다. 당연히, 세상에는 시원하지 않아도 되는 술이 많다.


IMG_0669.jpg


적당한 상온에 두거나 따뜻하게 마셔야 더 매력적인 술도 존재한다. 맥주도 에일과 람빅 계열은 너무 차가우면 향과 풍미가 떨어진다.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을 가진 글루바인(Glühwein)이나 일본식 청주는 심지어 따뜻하게 먹어야 하거나 데워 먹을 수 있는 술이다. 위스키나 브랜디는 대부분 상온에 두고 마신다. 취향에 따라 얼음을 더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 기호에 따를 뿐이다. ‘절대로’, ‘반드시’ 시원하게 마시지는 않는다. 시원하게 마시는 행위 자체에 문제는 없다. 다만 ‘술이란 자고로 시원해야 맛’이라는 사고는 편협하다. 시원하지 않아도 되거나 차면 안 될 술들은 생각보다 많다.





◆ 막걸리는 숙취의 적?



뒤끝 안 좋은 술. 막걸리에 늘 따라붙는 수식이다. 논리는 이렇다.


1. 술 침전물은 숙취를 유발한다.

2. 막걸리에는 침전물이 두드러지게 많다.

3. 결론적으로, 막걸리 마시면 다음날 머리 깨진다.


꽤나 그럴 듯하지만 2번 빼고는 모두 설득력이 부족한 주장이다. 우선 막걸리 침전물인 술지게미가 숙취를 일으킨다는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 지금까지 밝혀진 숙취 유발 물질은 단 하나다. 우리 몸에서 알코올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 뿐이다. 발효주(막걸리, 청주, 맥주, 와인 등)가 증류주(보드카, 위스키, 브랜디 등)보다 아세트알데히드를 조금 더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있다. 그러나 무조건 더 심한 숙취를 유발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정도다.


man-428392.jpg


숙취를 느끼는 데는 개인차가 크다. 침전물은 숙취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 같은 맥락에서, 막걸리를 흔들지 않고 윗술만 따라 마신다 해도 숙취가 덜 유발되지는 않는다. 숙취에는 술 마시는 속도와 마신 양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다음 날 힘들고 싶지 않으면, 천천히 조금만 마시면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필수다. 막걸리에는 죄가 없다. 분별없이 마신 우리 자신 탓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술에 대한 편견과 오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