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나를 기대해야지
하루가 다르게 대기가 습하다.
아침 7시의 습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출퇴근에 나선다. 최근 들어 회사가 뒤숭숭하다. 회사는 몇 달 전부터 비용절감을 이유로 공공 물품과 공공 에너지를 없애거나 절감시키고 있다. 이러한 것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아 자발적으로 퇴사한 동료들이 늘어났고, 그들의 부재는 남아있는 사람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 맑고 밝은 이야기만 남기고 싶은데 현실이 녹록지 않다.
출근하며 한 번은 지나치는 버스 창밖의 평온한 한강을 바라본다. 물살에 반짝이는 수면의 빛 무리를 보며 생각한다. 오늘도 무탈히 지나가기를. 어떠한 자극도 열정도 꺼져버린 나날이지만, 예상치 못한 모난 돌 덩어리가 날아오면 그 파동이 제법 크다. 이런 일이 대수롭지 않게 일어나는 곳이니까. 나는 그저 묵묵히 오늘의 나를 위안 삼아 넓은 강물을 보며 마음을 조금 넓히는 것이다.
잘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스스로를 깊이 바라보며 질문해본다. 눈앞엔 멀뚱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내가 있다. 나이가 든다고 잘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찾기가 이토록 어려운지. 아마 평생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좋아하는 것을 잘 목록화하고 이를 평상시의 습관으로 자리매김시키는 것. 이것이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닐까? 좋아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 될 때 비로소 인생의 유의미함을 깨닫는 게 인간이 아닐까 싶다. 생각난 김의 나의 요즘 행복한 목록들을 소개해본다.
1. 이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 읽기
2. 마음에 드는 소파를 마련. 무인양품의 공기로 만든 소파.
3. 우리 반려동물들의 영상을 담은 유튜브 영상 업로드
4. 운동하면서 조금씩 빠지는 지방들을 체크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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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나씩 늘리다 보면 좋아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이 되겠지. 그래서일까 내일의 내가 더 기대되고 어떤 인생이 펼쳐질까 가슴 떨리는 나날이다. 어릴 때는 이 말을 믿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인생의 대진리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준비하는 사람만이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