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34개의 물건이 정리되다
오늘 정리한 사물 세 가지입니다.
색상과 디자인이 다른 갤럭시 노트 1의 폰케이스 3개입니다.
“아니 이게 무슨 경우야?”
“지금 우리를 버리겠다는 거야? 단 한 번도 안 한 새것인데?”
“이게 다 주인을 잘못 만난 탓이지. 뭐.”
“이 집주인은 우리를 쓸려고 산 게 아니란 말이야.”
“그런데 왜 우리는 아직까지 여기 있는 거야?”
“안 팔렸으니까, 여기 있는 거지.”
“지금이라도 팔면 되잖아?”
“이제는 틀렸어. 우리 셋 다 유행이 한참 지난 케이스라서,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단 말이야."
“우리가 유행이 지났다고? 세상에 나온 지 5년도 안 됐는데?”
“지금까지 갤럭시 노트7까지 나왔어. 곧 갤럭시 노트 8도 나와. 갤럭시 노트 1 케이스인 우리는 완전 구닥다리라고. 우리가 새 제품이어도 소용없어. 우리 몸에 맞는 갤럭시 노트 폰을 쓰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단 말이야.”
“인간들은 참 이상해. 스마트 폰을 같은 크기로 만들어도 될 텐데, 왜 세상에 내놓을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내놓는지 모르겠어. 이름 뒤에 숫자는 계속 바꾸면서 말이야."
"맞아. 맞아! 그러면, 우리도 유행에 상관없이 계속 쓸 수 있을 텐데."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 좀 그만해. 인간들이 얼마나 변덕이 심한 줄 알아? 몇 달도 안 돼서, 폰을 바꾸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그렇다고 쳐도,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드는 건 왜 그럴까? 폰케이스로 태어나서, 폰 한 번 품어보지 못하고 버려지다니. 정말 슬프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그래.”
“얘들아, 이제 그만하자. 떠날 시간이 다 됐어.”
“그래! 다음 생애에 나는 유행타지 않는 물건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
“나는 단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쓰이는 물건이라면 좋겠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다음에는 좋은 주인 만났으면 좋겠다.”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폰케이스 3개를 버렸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저는 좋은 주인이 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서른네 개의 물건이 정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