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정리, 19일 차

누구나 블로그로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by m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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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권의 책이 새 주인을 만나기 위해 집을 떠났습니다.


박노자 씨가 쓰신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조원선 씨가 쓰신 <누구나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씨가 쓰신 <르몽드 세계사>가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모두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가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고 해서, 귀 기울여 들어 보았습니다.


“6년 만이네요. 자그마치 6년 동안이나 이 집 서재에 꽂혀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저희 셋 중에서는 제가 가장 오래 이 집에 있었군요.


6년 동안, 집주인은 저를 3번씩이나 읽었어요. 정말 보기 드문 일이죠. 그것도 그냥 대충 읽은 것도 아니었어요.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벌겠다는 의지가 정말 대단했거든요. 의지가 너무 넘쳐나서, 제가 진정시키고 다독여야 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그는 끝내 블로그로 돈을 벌지 못했어요. 단 한 푼도 벌지 못했죠. 그래서인지 솔직히 미안한 마음도 들어요. <누구나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던 제가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한꼴이 되어버린 거니까요.


그런데 뭐! 생각해 보면, 그게 전부 제 탓만은 아니죠. 책만 열심히 읽는다고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책만 열심히 읽고, 책의 내용을 전부 따라 하지도 못한 주인 잘못이 더 커요. 책이란 것이 읽기는 쉬워도, 실천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거거든요.


그렇게 의욕 많던 그도, 한 달이 채 못 돼서 포기하고 말더군요.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오래 버텼어요. 보통 일주일을 못 넘기는데 말이죠. 그 뒤로, 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그는 자기가 블로그로 돈을 벌지 못한 것이 모두 제 탓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이제 곧 새로운 주인을 만나러 가겠군요. 그나저나 이번에 만나는 주인은 블로그로 돈을 벌 수 모르겠네요. 제 안에 적혀있는 내용이 6년 전 것이라서, 이제는 안 먹히는 구닥다리도 꽤 많거든요.


근데 말이에요,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거든요. 여기 오랫동안 꽂혀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의문인데요.

저를 쓴 책의 저자 말이에요. 쎄븐원 조원선이라는 그 저자는 블로그로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요? 혹시, 블로그가 아니라 저 때문에 돈을 번 건 아닐까요? 요즘 들어서 자꾸 그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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