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손녀 사이

아들로 살아간다는 것(31)

by 소방관아빠 무스

(그림 출처 - 헤이 순 블로그)


지난 토요일에는 할머니와 손녀 사이에 묘한 긴장(?) 관계가 생기는 일이 발생했다. 원래 토요일에는 막둥이를 차에 태우고 엄니가 투석하시는 병원에 가서 엄니를 본가까지 모시고 와서 거기서 다 같이 점심을 먹는다. 그러고 나서 보통 막둥이와 나는 키즈카페에 가서 놀다가 오후 5시쯤에 집으로 오는 것이 국룰이었다. 그랬는데, 지난 토요일에는 돌발상황이 발생한 것이었다.


엄니에게는 마지막(?) 남은 친구 한분이 계셨다. 무려 처녀시절부터 베프로 지내신 남** 할머니였다. 이제 엄니 주위 분들은 거의 모두 돌아가시고 남은 이가 얼마 되지 않는 시점에서 끝까지 같이 가시기로 맹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직도 정기적으로 연락은 하고 있는 베프중의 인생베프이신 그분이 얼마 전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러 가시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치신 것이었다.


이런 베프의 빅뉴스에 가만히 계실 엄니가 아니었다.


"그래도 남**이 내 병원에 있을 때 두 번이나 찾아왔었는데 내가 안 가보면 안 되지, 이번 토요일날 오라니까 니 차에 좀 언쳐 가자!"


엄니는 나와의 통화에서 비장한 목소리로 이렇게 일갈(?)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왜! 토요일이란 말이던가? 더구나 그 토요일은 막둥이가 새로운 키즈카페를 발견해서 거기에 가면 어떻게 놀 거라고 기대감에 들떠 있는 토요일이 아니던가? 하지만 나는 그렇게 비장한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어마마마의 명을 차마 거절할 수는 없었다. 어짜든둥 막둥이를 설득시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었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막둥이에게 이런 쌔드 뉴스를 전달했는데 역시 가만히 있을 막둥이가 아니었다.


"응? 왜 토요일이야?, 이번 토요일에는 아빠랑 히** 키즈카페에 가기로 약속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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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방서로 출근합니다' 의 저자, 대한민국의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고 집에선 세 딸아이의 아빠로서, 유치원 교사인 아내의 남편으로, 연로한 어머니의 아들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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