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이의 성경암송 대회

아빠로 살아간다는 것(28)

by 소방관아빠 무스

그저께 막둥이가 교회에 갔다 오면서 성경암송 대회에서 1등을 했다며 여행가방을 선물로 받아왔다.


"정말?"


나는 막둥이가 너무도 대견스러워서 그 조그만 것을 세 번이나 연달아 하늘까지 안아 올렸다.


교회에서 성경암송대회 1등 상으로 받아온 여행가방과 함께 브이?~


다가오는 12월 25일이면 태어난 지 2년 하고도 열 달이 되는 막둥이, 그 조그만 것이 그 조그만 입으로 성경구절을 암송하고, 그것을 또 잘해서 교회에서 1등을 하고, 그 상으로 여행가방을 받아오다니...


그 조그만 여행가방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뿌듯하기도 하고(돈 굳었구나...ㅋㅋㅋ) 또 한편으론 저게 벌써 사람 구실을 하는구나 생각하니 지난 2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만감이 교차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난 가을부터는 수족구에다 감기에다 최근엔 약간의 폐렴 증세마저 있어서 병원을 제집처럼 들락거리며 각종 주사와 링거를 맞으며 병원이 떠나갈 듯 울어서 내 마음마저 아프게 했던 것을 생각하니 오늘 같은 일이 있으려고 그랬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기야 요새는 말하는데 발음도 야물어져서(?) 어른이 하는 웬만한 말은 다 하고 또 동화책을 읽어주면 가만히 잘 듣고 있는 걸로 봐서 어휘력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지만 교회에서 또래들끼리 하는 성경암송대회에서 1등을 해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막둥이가 성경암송하는 것을 아내가 찍어서 교회 홈피에 올린 동영상, 이것으로 순위를 결정했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죠? 아래 성경구절 중에서 파란색으로 쓴 부분이 막둥이가 암송한 부분입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의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한복음 1장 12절)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요한복음 15장 5절)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한복음 15장 12절)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 말라. 놀라지 말라(여호수아 1장 9절)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데살로니가 전서 5장 16절)




꼬맹이의 입에서 나오는 성경구절을 들으며 문득 내 젊은 날이 생각났다. 나도 한때는 저런 구절들을 암송하던 크리스천이었는데... 이제는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성경구절들이 꼬맹이의 입에서 나오는 노래로 되살아났다. 아!, 주님~ 주님께서는 이런 어린아이들의 입술로 찬양받기 원하셨군요~


예수께 말하되 그들이 하는 말을 듣느냐 예수께서 이르시되 그렇다 어린 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찬미를 온전하게 하셨나이다 함을 너희가 읽어 본 일이 없느냐 하시고(마태복음 21장 16절)


어린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이 조그만 막둥이가 아빠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 같아서 내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소방관이라는 이유로, 3교대 근무라는 이유로 주일날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워졌다. 어쩔 수 없긴 했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소위 말하는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살아왔던가?


막둥아~ 이제부터는 아빠도 널 보면서 분발해야겠다. 꼭 1등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노력하는 아빠가 되어야겠다. 그래야 이담에 막둥이가 커서도 아빠를 자랑스러워할 테니 말이다. 정말로 사랑한다 막둥아~^^


(막둥이가 아빠를 최초로? 찍어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