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원
런던에 살아보니 런더너들이 왜 그렇게 햇볕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런던은 해가 정말로 흔치 않다. 그래서 사람들이 항상 따뜻한 햇살에 굶주려있다. 늘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선글라스를 하나씩 품고 있다가 조금이라도 해가 나면 선글라스를 써 준다. 조금 따뜻한 날에는 공원이 복작복작하다.
런던에는 크고 작은 공원들이 많다. 대표적인 공원들로는 Hyde Park, Regent’s Park, St James Park 등이 있다. 유명하고 도시 중심에 있어 접근성이 용이한 이 공원들에는 날 따스할 때면 늘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 그래서 내가 런던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원은 바로 런던 북쪽의 Hampstead Heath다.
한산하다는 것 말고 타 공원들과 다른 점은 햄스테드 히스는 공원이라기보다는 언덕이라는 것이다. 언덕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꽤나 높이 올라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뒤돌아보면 진한 초록색의 공원과 차가운 런던 바람에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자폐 아동의 성장 소설 ‘한밤중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이 공원이 등장한다. 주인공이 힘들고 혼란스러워할 때 누군가 그를 이 공원에 데리고 가는데, 왜 하필 이 공원인지 이 곳에 와 보면 알 수 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차고 신선한 바람을 얼굴에 맞는 느낌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