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7 일상
점심 식사 후에 잠깐 회사 동료 두분과 티타임을 가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여러 이야기중에 주니어분의 질문과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을 남겨본다.
질문 : 왜 OOOO 회사를 선택했는지
참고로 나는 현재 회사에 합류한지 대략 11개월쯤 되었고 질문을 한 주니어분은 9개월쯤 된 시점이어서 회사 상황에 대한 이해가 많이 다른 것은 아니었기에,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선택 기준'에 대한 궁금증 및 학습(?)을 위한 질문으로 이해를 하면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순수한 궁금증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차후 본인이 선택하는 것들에 대한 기준을 배우고 싶다는 질문으로 이해를 했고, 그래서 'latte is horse'를 포함한 이런 저런 얘기를 해줬다.
세가지 선택에 대한 얘기로 설명을 했는데 이야기 전에 '내 선택에 대한 것을 듣고 타산지석으로 삼아도 좋겠다^^'라는 코멘트가 있었다는 것을 먼저 밝혀둔다. 라떼는 라떼일뿐 본인에게 맞는 방법과 선택은 당연히 스스로!
첫번째 선택에 대한 예시는 엉뚱한 얘기인데 왕십리에 20여년간 살고 있음에도 오랫동안 아파트 청약이나 매매를 하지 않았던 선택의 결과에 대한 것이었고, 사실 질문의 요지와는 조금 맥락이 다른 주위 환기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실제로도 길게 얘기를 하지 않았다.
두번째는 꽤나 큰 회사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한 2016년도의 선택에 대한 것이었고, (옮겼던 회사가 지금은 잘 알려졌지만) 마찬가지로 세번째 얘기는 이제 꽤나 알려지게 된 회사에서 다시 작은 스타트업에 오게 된 내용이었다. 결과적으로 일반적으로 점점 더 알려진 회사로의 이직을 꿈꾸는 흐름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된 여러가지 이유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전체 내용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주요 포인트는 뭔가 확실한 철학에 의한 선택이라기 보다 비교 우위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회사 vs 회사의 비교 우위가 아닌 '내'가 '지금' 시점에 잘 할 수 있는 것과 그에 대한 환경이 주어질 가능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 예시로 만든 상황은 이런 것이었다. 지금까지 약 10개월 가량 달려서 여러가지 것들을 발전시켰는데, 만약 지금의 회사에서 딱 나만 빠진 상태에서의 모습이 현재의 상황이라면 합류를 권유받았을 때 내가 어떻게 판단을 했을까하는 것이었다. 실제 대화에서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행간의 내용을 포함해서 정리를 해보면, 회사 상황만 보면 오히려 좋아진 모습이겠으나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실행하는 것과 또 그 과정을 통해서 나의 가치를 보여주고 신뢰를 얻는 과정 등이 일부 빠진 상태에서의 '회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선택 조건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이었다. 정확하게는 마이너스라기 보다는 플러스가 될 요소가 적어지는 것이랄까...
질문한 분에게 도움이 됐을런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얘기한 것들에 대한 회고를 남겨본다.
<굿 윌 헌팅>의 로빈 윌리엄스와 같은 훌륭한 선생님의 멋진 모범을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를 통해서 뭔가 얻어가는 사람들이 생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은 노력들을 하게 된다.
꼬리말...
1. 글을 쓰는 능력이 부족해서 잘 설명이 안되는 것 같은데, 말하자면 아래 장면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문을 닫고 들어가면서 느꼈을 마음을 경험하고 싶다. (너무나 큰 꿈일까)
2. gif가 아닌 음성을 듣고 싶어서 영화 클립을 찾아봤는데, 저 장면 전부터 3분가량 대사가 거의 없는 화면이었다. 그런데 그저 일상의 반복과 같은 흐름의 장면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요약해주는 듯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화를 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