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자꾸 다른 길을 가네.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날 부르네. 바람이 이끌어 아득히 저 너머로 <모아나>
가장 난감한 질문이, 누가 나에게 무얼 좋아하냐고 물어올 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다 싶게 좋은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난. 다른 사람의 좋고 싫음에 대해서는 눈치 빠르게 잘 캐치해 내어, 더할 것은 더하고 피할 것은 피할 줄 아는 내가, 나에게만큼은 암흑이었다.
나는 나에 대해 알고 싶다. 자꾸만 내 마음이 나를 향한다. 지금껏 모르는 채 반백년을 살아왔듯이, 내게 이미 주어진 것들과 적당히 타협해가며 배고프지 않고 등 시리지 않은 삶을 살아가도 나쁘진 않겠지. 하지만 주저앉고 싶은 마음과 뛰쳐나가고 싶은 두 마음의 경계가 나를 자꾸 꿈꾸게 만든다. 여태 넘어 보지 못한 '나'라는 사람의 '마지노선'을, 뒤늦은 후회조차 소용없을 때가 오기 전에 한번 깡총 뛰어넘어보고 싶은 열망이 나를 달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