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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진가 이상신 Jul 28. 2017

사진, 그리고 기억해야 할 열두 단어

1. 마음의 눈

1-2.  익숙한 시선(결핍의 결핍) 


광고를 인문학으로 접근을 하는 박웅현 씨는 "결핍이 결핍되어 있다"라고 말을 합니다. 결핍의 결핍, ‘너무 낯이 익어서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사진을 하면서 우린 주위의 모든 것들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새롭지 않고 다르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데 우리는 듣지도 보지도 못합니다. 이런 것들이 이방인들에겐 너무나 새롭고 신기하기만 한데 우리는 그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낯이 익어서 그러합니다. 한때 한국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외국 사진작가를 불러 촬영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익숙한 시선에 이방인의 시선으로 보고자 했던 방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이 살고 계신 곳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도 한 세대 가지 나면 다음 세대에게는 신기하고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봄이면 아파트 단지 앞 화단을 가득 채운 꽃들을 자세히 보시고, 꽃 속에 숨어 조용히 피어나는 새싹을 보는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매년 이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손짓하지만 오늘도 내일도 같을 것이라는 생각에 무심히 지나치며 살아갑니다. 이런 과정들이 익숙한 것들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과정이며, 말 없는 자연을 향해 기어이 말을 걸어야 하는 우리 사진가들의 숙명이니까요.


사진은 나팔꽃을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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